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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주택공기업들… SH, 분양원가 숨기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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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주택공기업들… SH, 분양원가 숨기고 싶었나

입력
2021.03.04 16:12
수정
2021.03.04 17: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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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SH, 분양원가 자료 있는데도 없다고 은폐"
하태경 의원 "건축비 분양가 폭등?수상"
SH 측 "자료 찾느라 시간 소요… 고의 은폐 아냐"

하태경(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의원과 경실련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SH공사 마곡 분양원가 자료 은폐의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태경(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의원과 경실련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SH공사 마곡 분양원가 자료 은폐의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주택공기업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분양원가 자료와 분양수익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H는 자료를 고의로 숨기거나 분양가를 부풀리는 등 부당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가 경실련과 진행 중인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자료를 분실했다며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정작 국회에는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분양원가는 토지비용과 건축비 등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간 비용으로 사업주체가 남긴 이득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SH가 부풀린 분양가와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숨기려고 했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경실련과 SH는 2019년부터 분양원가 공개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SH는 지난해 12월 2심 재판부에 분양원가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서류를 냈는데 당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15단지(마곡15단지) 아파트 건축비 원가를 의미하는 설계내역서를 사무실 이전 과정에서 분실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런데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실과 김은혜 의원실에는 마곡15단지 등의 설계내역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서울 강서구 발산지구와 마곡지구 분양가 비교표. 하태경 의원실, 경실련 제공

서울 강서구 발산지구와 마곡지구 분양가 비교표. 하태경 의원실, 경실련 제공

경실련과 하 의원은 SH가 분양가를 부풀리면서 취한 부당이득을 숨기기 위해 자료를 분실했다고 위증한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2008년 분양된 발산4단지의 3.3㎡당 분양가가 598만원이었지만, 2013년 분양된 마곡15단지는 1,218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은 물론 건축비는 동일 면적당 366만원에서 568만원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두 단지는 500m 거리에 불과한데 분양가 차이는 두 배 이상"이라며 "건축비도 물가인상 수준보다 급격히 오른 것이 수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SH가 자료를 숨겨온 시기의 사장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라고 꼬집었다.

SH는 의혹을 부인했다. SH 관계자는 "자료가 각 사업부서에 산재돼 있어 찾는 데 다소 시간이 지체된 것일 뿐"이라며 "2심 진행 과정에서 자료를 찾아 추가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분양가는)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것"이라며 "분양가를 부풀리거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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