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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완판' 목소리 높인 윤석열 사의설까지...검찰 내부는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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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완판' 목소리 높인 윤석열 사의설까지...검찰 내부는 뒤숭숭

입력
2021.03.04 10:48
수정
2021.03.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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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구 지도 방문 후 4일 오전 반차
오후 2시 출근... 예정된 일정 소화할듯
최근 거취 고심... 검사들 "착잡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지검 직원과의 간담회를 끝낸 후 귀경하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지검 직원과의 간담회를 끝낸 후 귀경하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 주도로 추진되는 검찰의 수사ㆍ기소 분리 움직임에 반발하면서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4일 제기됐다. 검찰 내부는 반신반의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대검찰청에 출근하지 않았다. 전날 오후 8시쯤 대구고ㆍ지검 방문 일정을 마치고 관용차를 이용해 귀경길에 오른 그는 자정 넘어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윤 총장은 먼 거리에 있는 지방검찰청 지도방문을 했을 때, 이튿날 연차를 사용해 늦은 오후쯤 출근하곤 했다. 이날도 오전 10시 예정돼 있던 각 부서별 업무보고는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대신 받기로 했고, 윤 총장은 오후 2시쯤 출근할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다만, 최근 상황은 좀 다르다. 동아일보가 이날 윤 총장의 사의 표명설을 보도한 것과 맞물려, 검찰 내부에선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그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 2일 공개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권이 주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반대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전날 대구 방문에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부패완판’(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한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총장은 여권의 검수완박 추진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판단, 거취를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검찰총장으로선 이례적으로 특정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정치색이 짙게 배어 있는 용어까지 써 가며 중수청 설치 반대 의견을 공개 표명한 건 이미 총장직을 내놓겠다는 결심을 한 상태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윤 총장이 강하게 반대 의견을 낼 수록, 정계 진출 의도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면서 “검찰을 이용해 본인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잠재우면서, 그와 동시에 여권의 무리한 검수완박 추진이 현직 총장을 물러나도록 만들었다는 역공을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윤 총장 사의 표명 소식을 접한 한 검찰 고위 간부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상황을 좀 알아봐야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 지방검찰청 차장검사는 “여권에서 애초 계획에 없던 검수완박 움직임까지 나오는 건 결국 윤 총장 본인을 겨눈 것이라는 판단하고는, 직을 내려놓는 모습을 통해 (검찰에 우호적인) 여론을 환기하려는 것 아니겠냐”라고 추측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검사는 “일정 부분 총장이 초래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직접 총대를 메려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근무하는 한 검찰 간부는 외려 기자에게 “총장 동향을 좀 파악해 알려 달라”고까지 했다.

대검은 일단 윤 총장이 이날 오후 공식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2시 출근 예정인 윤 총장은 오후 4시 이종엽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 접견 등의 일정이 잡혀 있는 상태다.

안아람 기자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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