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초등생 성추행'은 또래 간 몸싸움에서 발생한 해프닝?

전북경찰청 전경.

전북 군산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성추행 신고 사건은 또래 간 몸싸움 과정에서 나온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3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10분쯤 군산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초등학교 4~6학년으로 추정되는 다수가 A(10)군과 그의 친구에서 서로 싸워보라고 강요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부모는 상급생들이 3학년인 A군과 그 친구에게 "너희 친구냐, 한번 싸워봐라"라고 요구했고, 이에 둘이서 서로 밀쳐 넘어뜨리는 등 몸싸움 과정에서 A군의 바지가 일부 내려가 속옷이 노출되기도 했다. 상급생들은 놀이터 주변에 서서 이들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A군 부모는 울며 집으로 온 아들의 설명과 몸싸움 등이 담긴 놀이터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 학부모 진술 등을 토대로 관련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초등학생 집단 성추행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퍼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는 때리거나 엉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성추행 장면은 담겨 있지 않다"며 "당시 성추행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피해 학부모는 "CCTV를 확인해 보니 몸싸움 과정에서 아이 바지가 조금 벗겨지긴 했지만 일부러 옷을 벗기는 등 성추행은 없었다"며 "처벌보다는 훈계를 통해 가해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쳤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 학부모가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내용을 확인 한 뒤 학부모의 뜻에 따라 사건을 내사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