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가톨릭 독립조사기구 발표
당초 추정치 3000명 훌쩍 넘어
세계 각국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성(性)추문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성학대를 당한 아동이 1만명이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현지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프랑스 가톨릭 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70년간 자국 성직자들로부터 성적 피해를 당한 아동이 최소 1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금도 피해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위원회 상담 전화소로 6,50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는데, 여전히 한 달에 400통 이상의 제보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장마르크 소베 CIASE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내놓은 피해자 3,000명 추정치는 과소평가 됐다”면서 “1만명이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현재 진행하는 분석을 완료하면 수치를 보다 정확히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폭력 문제는 독일, 폴란드, 체코 등 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에서도 속속 진상이 밝혀지며 이미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18년 8월에는 미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1940년대부터 300명 가량의 성직자가 1,000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피해 사례는 계속 공개되고 있다.
피해자 보상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프랑스 가톨릭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9년 11월 프랑스 주교회의는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 가해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까지 지지부진해 피해자들의 분노는 한층 증폭됐다.
그나마 1970~80년대 소년 수십명을 학대해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베르나르 프레나 신부에게 지난해 3월 5년의 징역형이 내려지면서 조금씩 개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성직자 성학대 피해 지원 단체 ‘해방된 말’의 프랑수아 드보 대표는 일간 르파리지앵에 “피해자들의 노력 덕분에 사법당국의 인식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CIASE는 2년 동안의 활동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올 가을쯤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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