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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하면 언제까지 유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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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하면 언제까지 유지될까?

입력
2021.03.0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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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와 풀어보는 Q&A

한 시민이 세종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한 시민이 세종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에서 각각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두 백신 모두 임상 시험으로 효과는 입증됐지만 백신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다. 국내 첫 접종이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은 어떻게 다른가.

“두 백신은 모두 최신 기술을 이용해 우리 몸이 일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지만 마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 듯 면역을 갖게 된다.

화이자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리보핵산(RNA)라는 유전물질을 이용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DNA라는 유전물질을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해 전달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DNA를 운반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증식 능력이 없다. 우리 몸의 DNA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두 백신 모두 인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게 하지만 투여하는 유전물질 종류가 다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efficacy)이 60~70%인데.

“백신 효능이란 백신을 투여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백신이 얼마나 환자를 줄일 수 있는지를 뜻한다. 백신 효능이 70%라는 것은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 환자가 10명이 생긴다면 백신을 접종했을 때 3명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백신 효능이 90%라면 백신으로 환자 수를 10명에서 1명으로 줄일 수 있다.”

-정부에서 65세 이상 고령인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신중하게 처방하도록 권유했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시험에 65세 이상 고령인이 많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령인에게도 젊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인에게도 코로나19 환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고령인 임상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신중히 투여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18세 미만 청소년과 영ㆍ유아 접종은 어떤가.

“어린이나 청소년은 성인보다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낮고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낮아 우선 접종군에 해당되지 않는다. 아직 소아ㆍ청소년 연령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체계적으로 평가한 연구 결과가 없다. 세계적으로 16세 미만에게 허가된 코로나 백신은 아직 없다. 앞으로 소아ㆍ청소년 연령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효과와 안전성 근거가 확보된 뒤 백신 접종 여부와 대상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시험 도중 횡단성 척수염이라는 드문 사례가 몇 건 발생해 부작용 우려가 있다. 하지만 백신과 관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다른 백신과 유사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주사를 맞은 부위에 사흘 정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발열ㆍ오한ㆍ피로감ㆍ두통ㆍ근육통 등이 하루 이틀 정도 생길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첫 접종보다 두 번째 접종할 때 부작용이 더 심하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첫 번째 접종할 때보다 두 번째 접종할 때 부작용이 더 적다.”

-1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차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 등 다른 백신과 교차 접종이 가능한가.

“다른 백신과의 교차 접종은 안전성이나 백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고되지 않는다. 두 번 접종을 같은 백신으로 맞아야 한다.”

-화이자 백신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사회적 우려가 높은 까닭은.

“화이자 백신은 4만명 이상의 대규모 임상 시험이 단일한 프로토콜로 체계적으로 잘 이뤄졌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각각 조금씩 다른 4개의 임상 시험을 묶어 지난해 12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65세 이상 고령인도 적게 포함됐고 두 차례 백신 투여 간격도 제 각각이고 용량이 적게 투여된 군도 있었다. 그 결과 백신 효능이 들쑥날쑥 하고 일관적이지 못해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고 후속 결과가 나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다. 최근 연구진은 두 번 맞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투여 간격이 멀수록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다. 6주 간격보다는 12주 간격으로 투여했을 때 백신 효과가 82%까지 증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무증상 감염과 전파를 막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연구에서 백신을 맞으면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 배출량과 배출 기간을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환자 발생을 줄일 뿐만 아니라 감염 전파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이 다른데.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적응증은 다르지 않다. 백신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접종 대상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백신의 장ㆍ단점과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화이자 백신은 효과가 좋지만 영하 70도라는 초저온에서 보관을 해야 하므로 보관 및 투여 장소가 제한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과가 좀 떨어지고 고령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반면 일반 냉장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과 장단점을 고려해 접종 병원과 대상을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코로나19 백신 면역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화이자 백신 효능은 95%로 매우 좋다. RNA 백신이라는 새 기술로 백신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해 중간 결과에서 70%의 백신 효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백신 투여 간격을 3개월로 늘렸을 때 82%까지 효능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독감 백신 효능이 50% 내외인 것을 고려할 때 두 백신 모두 효과 측면에서 뛰어난 백신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결과를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임신부나 암 환자가 백신을 맞아도 괜찮나.

“임신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다소 증가하지만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안전성 자료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거나 당뇨병ㆍ비만 등 다른 기저 질환이 있다면 백신 접종에 대해 담당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암 환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접종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자료는 부족하다. 코로나19 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한 것이 아니기에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오히려 면역 저하 상태에서 백신을 맞았을 때 충분한 면역 반응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항암 치료 중인 환자는 백신을 접종해도 안심하지 말고 마스크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또 암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이나 가족도 백신을 추천한다.”

-백신을 접종해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나.

“백신 2차 접종 후 1주까지는 면역 형성이 불완전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2차 접종 후 1주가 지나도 백신 효능이 100%가 아니므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다만 백신 접종 후 감염되면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증상이 가볍고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낮아지며 바이러스 배출량도 적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도 줄어든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발 변이 바이러스와 같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는 것 아닌가.

“바이러스 변종이 생기면 변이 정도에 따라 특정 백신에 대한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공 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가벼운 감염증을 막는 데 효과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이 74.6%로 유지돼 다른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과 비슷했다.”

-코로나19 백신도 독감처럼 매년 접종해야 하나.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백신으로 얻은 면역력 지속 기간,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과 유행, 변이 정도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독감 바이러스처럼 변이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사스바이러스 경험에 비춰 획득한 면역이 2~3년쯤 지속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독감처럼 매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은 낮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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