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떠나 포크로프 IK-2 교도소 이감
"자유시간 1시간뿐... 변호사 접견도 제한"
사기 등의 혐의로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다른 교도소로 옮겨졌다. 그런데 이감된 감옥이 문제다. 시설이 열악한 건 물론이고, 변호인 조력을 얻을 기회조차 제한돼 ‘정치범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다. 나발니의 사회적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러시아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26일 블라디미르주 포크로프 IK-2 교도소로 이감돼 이곳에서 남은 형기를 채울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2014년 사기 사건과 관련, 집행유예 취소 판결을 받아 2년 6개월을 복역해야 했다. 원래 모스크바 시내 마트로스스캬야티쉬나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으나 당국이 전격 이감을 집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는 다분히 의도가 느껴진다. 그가 이감된 IK-2 교도소가 환경이 열악하기로 정평이 난 수용 시설인 탓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해당 교도소 수감자들이 재봉공장이나 목재 가공공장 등에서 노역하게 되는데, “자유시간은 하루에 단 1시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심리적 압박은 더 심각하다. 루슬란 바하노프 러시아 수감자 인권단체 활동가는 로이터통신에 “일정을 위반한 수감자들이 학대당하고 교도소 측에 포섭된 수감자들도 적극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나발니도 변호인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IK-2 교도소에 수감된 야당 인사를 변호한 적이 있는 아이스몬트 변호사는 더타임스에 “수감자를 면회하기 위해 5, 6시간을 대기하기도 했다”며 “정치범을 고립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나발니의 신상에 큰 이상은 없는 듯하다. 더타임스는 “수용자들은 나발니가 이송 과정에서 구타를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르 칼라슈니코프 러시아 연방형집행국 국장은 앞서 나발니 수용 환경과 관련한 질문에 “건강에 대한 위협, 더구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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