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빌 기지·바그다드 그린존 공격 보복 차원
국방부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의해
카타이브헤즈볼라 등 무장단체 공습 실시"
미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병대를 대상으로 공습을 단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 일어난 군사행동이다. 미국의 공습은 이라크 에르빌 미군기지에 대한 로켓탄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미군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동부 시리아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카타이브헤즈볼라 등 무장 단체들의 시설에 대해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습은 이라크 주둔 미군과 연합군에 대한 최근 공격과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승인됐다"며 "이 작전은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빌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리는 무엇에 타격을 입혔는지 알고 있다"며 "공습을 수행한 우리 병력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공습으로 민병대 측의 피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은 민병대 17명이 이날 공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번 공습의 명분으로 15일 에르빌 미군기지 로켓탄 공격을 내세웠지만 아직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당시 공격으로 민간 하청업자 1명이 숨졌고 미국 민간인과 군인 등 9명이 부상했다. 당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발생한 로켓포 공격에 격분했다"며 "쿠르드 자치정부에 진상 파악과 책임자 규명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라크 내 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계속됐다. 지난 22일에는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이 있는 바그다드 그린존(외교 공관과 이라크 정부청사가 있는 고도 경비구역)에 로켓이 떨어졌다.
커비 대변인은 앞서 23일 브리핑에서 “이라크 당국이 공격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공격의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시아파 무장단체 ‘사라야 아울리야 알담’은 자신들이 공격을 주도했다고 밝혔으나 이란은 해당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당국은 이란이 공격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공습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군사 행동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다만 보복의 수위는 조절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공습이 긴장 고조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제한된 범위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AP통신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시리아 내 공습 결정은 미국의 역내 개입을 확대하려는 신호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라크 내 미군을 보호하겠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귀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향후 협상을 고려한 수위 조절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