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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접종 차질' 변수 많은데...3% 경제 성장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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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접종 차질' 변수 많은데...3% 경제 성장 가능할까?

입력
2021.02.25 2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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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출 호조에 기존 3% 성장 전망 유지
백신 접종 계획 등 정부안 그대로 수용
집단면역 형성 늦어질 경우 3% 달성 어려워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상가들에 임대 문의가 붙어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취업자 수가 22년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뉴스1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상가들에 임대 문의가 붙어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취업자 수가 22년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뉴스1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 '믿을 구석'인 수출이 개선되고 설비 투자 등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란 변수가 있는 데다, 고용과 민간소비 회복이 더딘 탓에 올해 경제가 큰 폭의 반등을 이뤄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 차질 등으로 코로나 집단 면역이 예상보다 늦게 형성될 경우 우리 경제가 장기간 저성장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출·투자 늘지만 고용·소비 '악화'

한은은 25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샌산(GDP)을 3.0%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기존 2.5%로 유지했다.

한은은 올해 수출이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수출 증가율을 7.1%로 제시했다. 지난 전망치(5.3%)보다 1.8%포인트나 상향 조정한 것이다.

수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 건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 철강·기계류 등의 교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수출이 개선되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고 이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국내 주력기업들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이 좋은 신호"라며 "건설투자(0.8%)도 늘면서 성장의 질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시장 전망은 암울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취업자가 13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엔 8만명 증가로 증가폭을 5만명이나 낮춰 잡았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종전 3.1%에서 2.0%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가계 씀씀이가 줄어들고 거리두기 여파로 대면 서비스업황에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는 탓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1.0%에서 1.3%로 0.3%포인트 올려 잡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기존에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여전히 1%대 물가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집단면역 형성 늦으면 3% 달성 어려워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은의 3% 경제성장률 전망이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은이 경제 성장률을 점치면서 방역 당국의 백신 접종 계획과 전망치를 수용했는데,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 여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9월까지 전 국민 70%에 대한 백신 1차 접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 확산세와 백신수급 상황에 따라 이 시기는 더 뒤로 미뤄질 수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우리나라의 백신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중반에나 집단 면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요국에 비해 백신접종이 늦어지면서 안 그래도 취약한 내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백신 접종이란 급한 불을 꺼야 하반기 안에 세계 경기회복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22년 만에 뒷걸음치며 역성장(-1.0%)을 기록했던 만큼 올해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이는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앞서 정부가 내놓은 성장률 전망(3.2%)을 감안해도 최악이었던 지난해와 평균을 내면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만큼 여전히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라며 "워낙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한은 입장에서도 큰 조정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은도 여러 변수로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한은은 코로나 재확산과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등의 악재가 생길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2.4%, 내년은 1.9%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수출 반등과 주요국 백신 보급 확대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 측면"이라며 "다만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 확산세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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