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안나 라자레바(24)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앞두고 상당수 팀이 1순위로 노리던 선수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에 지난 시즌엔 프랑스 리그 득점 2위에 올랐고, 큰 키(190㎝)와 점프력 등 피지컬 측면에서도 인정받았다. 그리고 V리그에서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실력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25일 현재 라자레바는 리그 득점 1위(792점)에 공격 3위(43.4%) 서브 3위 블로킹 8위 등 득점 관련 전 분야에 걸쳐 리그 최상위권이다. 특히 상대 코트를 쪼개는 듯한 호쾌한 후위공격(1위)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24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흥국생명전에서도 28득점에 공격성공률 58.7%를 찍으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쳤던 기업은행은 라자레바의 활약을 앞세워 3위로 올라서며 봄배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 점유율이 43.0%로 디우프(인삼공사ㆍ49.8%)보단 낮지만 러츠(GS칼텍스ㆍ40.8%) 켈시(도로공사ㆍ39.0%) 등 다른 외국인선수보다 높다.
특히 기업은행의 리시브효율이 리그 최하위(30.0%)인 점을 고려하면 그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리시브가 흔들리거나 디그 후 반격일 때 오픈 공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라자레바는 오픈 공격을 829회나 시도(3위)해 성공률 41.9%(2위)를 기록했다. 중요한 고비 때마다 공격을 도맡아 책임지면서도 최상의 결과를 냈다는 뜻이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30일 GS칼텍스전에서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태업 논란을 빚었던 것. 라자레바는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29.6점을 올렸지만 GS전에서는 단 2득점에 공격성공률은 11.8%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그가 코트 위에서 보여준 승부욕과 퍼포먼스는 최고에 가깝다. 특히 지난 20일 현대건설전에서 2-3으로 석패하자 눈물까지 흘리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라자레바는 “(운 이유는) 많이 속상했다.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게 졌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4일 승리로 팀이 3위에 올랐지만, 4위 도로공사와 승점 차가 2에 불과해 봄배구 티켓을 거머쥐기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다만 라자레바의 컨디션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점은 기업은행 입장에서 반갑다.
공격성공률이 1~3라운드까지 43.0%를 유지하다가 4라운드에서 41.3%(107득점)로 주춤했다. 하지만 5라운드에서 다시 45.1%(172득점)로 제 컨디션을 찾았고 6라운드도 2경기를 치른 현재 공격성공률 45.1%를 유지 중이다. 라자레바는 “승리가 쉽진 않지만 끝까지 싸울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승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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