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당의 '보편 지급' 주장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정청 관계에서 당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4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14일 비공개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홍 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향해 “당신들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며 “지금 소상공인들이 저렇게 힘든데 재정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 “지난 일요일 (고위) 당정청회의가 있었다”며 “당정청 회의에 가기 전 이 자리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간다는 얘기를 드렸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14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는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정세균 총리, 홍 부총리,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갈등을 빚기 전까지 이 대표와 홍 부총리간 관계는 '찰떡궁합'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돈독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 대표가 국무총리, 홍 부총리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취임하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이 대표가 당으로 적을 옮긴 지난해까지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본격화 할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이 대표가 당 차원의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런 관계도 어긋나는 모습이다.
다만 이 대표의 홍 부총리를 향한 직설적 비판을 두고 한 측근은 이날 “그 (나쁜 사람) 정도 톤으로 까지는 얘기 안 했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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