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EV 포함 2만6,699대 자발적 리콜
국토부, LG엔솔 난징 공장 초기 생산 셀 지목
LG엔솔 "가능성이지 원인 확정 아니다"
잇단 화재로 논란이 된 현대자동차 코나 EV 배터리 시스템 전량 교체가 결정된 24일 서울 강동구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에서 한 직원이 코나 EV를 충전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의 잦은 화재 원인이 LG에너지솔루션의 불량 배터리 셀로 좁혀졌다. 현대차는 동일한 배터리 셀을 적용한 전기차 3종에 대해 자발적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 1조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이 분담한다.
국토교통부는 코나 EV(2만5,083대)와 ‘아이오닉 EV’(1,314대)에 전기버스 ‘일렉시티’(302대)까지 총 2만6,699대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자발적 리콜한다고 24일 밝혔다.
리콜 대상은 3종의 차량에 탑재된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 전체다. 현대차는 다음달 29일부터 단계적으로 대상 차종의 BSA를 모두 교체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동일 차종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치를 취한다. 국내외 리콜 대상은 총 8만1,701대다.
현대차 코나 EV 배터리 자발적 리콜. 박구원 기자
국토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과 전문가들의 합동 결함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나 EV 화재 원인을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공장에서 초기(2017년 9월~19년 7월)에 생산한 배터리 셀로 추정했다.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불량 배터리 셀이 문제라면 지난해 3월 배터리 교체 없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를 마친 코나 EV에서도 화재가 일어난 게 설명이 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대구에서 화재가 발생한 코나 EV 차량 중간조사 결과도 이를 입증한다. 당시 화재는 3번 배터리 팩 좌측의 배터리 셀에서 시작됐고 내부 양극(+) 탭의 일부가 화재로 소실됐다.
수거한 고전압 배터리 분해 조사에서도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포착됐다. 음극탭 접힘으로 인해 음극에 리튬 부산물이 석출되고, 이게 양극으로 확산되면서 양극탭과 접촉 시 단락 가능성이 생긴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BMS 업데이트 당시 확인한 BMS 충전맵 로직 오적용이 급속 충전 때 화재와 연관이 있는지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BMS 충전맵은 충전 시 작동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다. BMS 충전맵 오적용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은 LG에너지솔루션이 주장해왔다.
이 외에 국토부는 과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화재 발생 여지에 대해선 BMS가 전류를 사전에 차단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지난해 10월 코나 EV 화재 때 제기된 배터리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도 재현실험에서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 코나 EV 등 전기차 3종에서 교체될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 국토교통부 제공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아직 결함조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화재 위험성이 있는 일부 배터리를 완전히 추출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성능을 개선한 BSA로 전량 교체를 결정했다. 현대차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리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음극탭 접힘은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고 난징 생산라인의 양산 초기 문제는 이미 개선했다"면서도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 리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KATRI 주관 화재 재현실험 등 일부 완료하지 못한 결함조사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번 자발적 리콜의 적정성을 따져 필요할 경우 보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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