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두고 '아시아 백신 거점' 역량 강조
개발·생산·유통 전 과정 동시 가능 과시
"아스트라제네카·노바백스 계약이 기술력 증거"
"아시아 백신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중국, 인도보다도 두 수 위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
다음달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23일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코로나19로 수요가 폭발한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개발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핵심 역량이 자신감의 이유다. 안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 체결이 우리 기술력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이 백신 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독립법인이다. 출범한 해부터 영업이익 흑자(176억원)를 냈고 코로나19 사태 속에 기업가치가 급상승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등 글로벌 개발사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정부로부터 국내 백신 유통 관리 업체로 선정됐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중 하나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아시아 기업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중국의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과 캉타이 바이오로지컬 프로덕트, 인도혈청연구소(SII)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클로버는 개발, SII와 캉타이는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영역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후보물질 'NBP2001'이 지난해 11월 임상 2상에 진입했고,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금을 유치한 'GBP150'은 지난달 임상 1·2상에 돌입했다.
안 대표는 "백신은 유효기간,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등 제약이 많아 지역 거점이 필요한데 개발과 생산이 모두 가능한 우리가 아시아 개발 및 생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거점 역량이 상장 이후의 성장 기반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청사진이다. 백신뿐 아니라 바이오산업 전반에서 CMO와 CDMO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19 백신 성과가 계약 확대 및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신제품 개발에만 7~15년이 걸리고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에도 수년이 필요한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이미 개발 플랫폼과 시설을 가동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장 선점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백신은 여러 번 맞아야 하고 효과가 길지 않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백신 주권을 원하는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을 지어달라는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성장성에 대해선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에서 확보한 기술을 면역항암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 영역에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달 4, 5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한다. 희망공모가는 4만9,000~6만5,000원, 전체 공모물량은 2,295만주다.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 예상 규모는 약 1조원이다. 해당 자금은 미래 시설(4,000억원), 백신 개발 신규 플랫폼 기술 확보(1,000억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R&D(2,000억원)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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