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정치에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거죠. 그게 아니고 뭡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국회의원 사찰 자료에 대한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전체회의가 열린 22일. 정보위원장실 문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박지원 국정원장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복수의 정보위 참석자에 따르면, 하 의원은 "국정원이 선택적 정치개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찰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보를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국정원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취지였다. 정보위 간사인 하 의원은 회의 브리핑에서도 "진보정부는 깨끗하고 보수정부는 더럽다고 이야기하는 국정원장의 시각이 이미 확인됐다"며 "저의가 의심되는 국정원의 '신종 정치개입 드라이브'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하 의원의 공격에 박 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정치 개입이 아니다. 왜 자꾸 국정원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느냐"고 받아쳤다고 한다. 하 의원의 언론 브리핑 실력도 문제 삼았다. 박 원장은 하 의원을 겨냥해 "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을 사실 그대로 브리핑해달라"고 항의했다.
민감한 국가 정보를 다루는 정보위 회의는 비공개로 연 뒤 여야 간사 브리핑으로 언론에 공개되는데, 최근 하 의원의 실수 논란을 지적한 것이다. 하 의원은 지난 16일 회의 브리핑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중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원천기술 탈취 시도가 있었고, 제약업체 화이자도 해킹당했다"고 설명했으나,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국정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보위원들은 "화이자는 물론 특정 국내외 기업 이름이 회의에서 거론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하 의원은 "화이자라고 적힌 문건을 봤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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