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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타협’ 인사에 안정감 찾아가는 검찰...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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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타협’ 인사에 안정감 찾아가는 검찰... 불씨는 여전

입력
2021.02.23 04:30
수정
2021.02.23 09: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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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사의에 영향...?尹 퇴임 전까지 진정 분위기
'미봉책' 불과, 법무부-검찰 갈등 재발 불안감도

박범계(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박범계(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표명’이라는 홍역을 치른 뒤, 22일 발표된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한 대체적 평가는 “적절한 줄타기에 성공했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대립 양상을 빚던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중 어느 한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올해 7월까지 현 체제가 유지되는 셈이라, 그동안 인사를 앞두고 뒤숭숭했던 검찰 조직도 다소 안정감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끊임없이 반목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요인은 그대로 묻어둔 꼴이어서, 언제 다시 갈등이 재점화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공존하는 분위기다.

법무부가 이날 단행한 차장ㆍ부장검사 등 고검검사급 인사를 두고 법조계에선 “사실상 인사를 안 한 것과 다름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직 의사를 밝혀 공석이 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 자리 등을 채우는 수준에 그쳤다. ‘주요 보직자 이동은 없다’는 원칙에 따라, 외부 기관 파견을 마치고 복귀하는 검사 전보 발령을 하는 등 최소한의 인사가 이뤄졌다. 검찰 내부에선 “인사를 안 했다고 봐도 될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검찰 안팎에선 법무부의 이번 인사가 신 수석 잔류를 이끌어 내기 위한 ‘타협’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날 오전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에 앞서 “대검에선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사건 수사팀과 중앙지검 보직부장들의 현 상태를 유지하는 한편, 사직으로 발생한 공석을 채우고 임의적인 ‘핀셋 인사’를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라고 했던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말대로, ‘핀셋 인사’는 없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는 소위 ‘패싱’을 당한 신 수석의 몽니와 윤 총장의 반발에 법무부가 어느 정도 호응한 것”이라면서 “참모 교체를 요구했던 이성윤 지검장이나 측근들의 복귀를 희망했던 윤 총장 모두 이번 인사안에 반대할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주 신 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술렁였던 검찰 내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한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신 수석이 결국 물러났으면 검찰을 더 강하게 몰아붙이려는 분이 와서 험악한 상황이 됐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진정 국면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도 “검찰 입장에서는 신 수석이 남게 돼 다행”이라면서 “검찰에 대해 잘 모르는 새 민정수석보다는, 그래도 검찰 생리를 알고 말도 통하는 민정수석이 남아 있는 게 향후 검찰이 (법무부 등에) 의견을 전달하기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 역시 “신 수석 잔류로 청와대에서도 한시름을 던 것이고, 검찰로서도 나쁘지 않다”면서 “신 수석은 청와대나 검찰 양쪽 모두 ‘톤 다운’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 국정운영 입장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긍정적 해석을 내놨다.

다만, 갈등 요인의 근본 해소라기보단, 현 체제를 유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청와대ㆍ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이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어느 한쪽 얘기도 안 들어준 인사라, 문제는 그대로 안고 있는 것”이라며 “윤 총장이 물러난 뒤 신임 총장 임명 후 ‘대공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일단 간단히 땜질만 해 놓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검언유착 의혹 같은 사건들은 지검장, 간부, 평검사들 모두 생각이 제각각”이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언제 어디서든 문제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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