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 2.24%...2014년 이후 최대치
미 파월·한 이주열, 통화 완화정책 지속 전망
단 조건부 자산 매입 등 입장 변화 주목
국채 금리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번 주 차례로 공개 발언이 예정된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 수장들은 '돈을 계속 풀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지속 상승... 커져가는 인플레 우려
22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2%에, 10년물 금리는 1.922%에 장을 마감했다. 10년물 금리가 1.9% 선을 넘어선 것은 201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38%까지 크게 오른 여파가 국내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 미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0.51%까지 떨어진 바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채 금리는 보통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고, 시장 금리가 오르면 전체적인 물가가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한파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데다 곡물, 구리 가격마저 동시에 높아지는 상황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연준의 경제통계(FRED)가 측정한 기대인플레이션은 16일 기준 2.24%를 기록해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동한 결과다. 미국의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달 들어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미 중앙은행은 "그래도 통화정책 완화" 전망...'뉘앙스' 변화 관심
물가 안정이라는 책무를 안고 있는 중앙은행은 물가가 상승하면 기준금리를 높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물가상승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뜨거워지려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파월 의장은 23, 2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이 총재는 25일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과 이 총재 발언은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부쩍 잦아진 '경고등'에도 파월 의장의 입은 꾸준히 제로(0)금리 유지와 완화적 통화정책을 외쳐왔고, 미국이 꿈쩍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동결 외 다른 선택지를 고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파월 의장은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기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흔들림 없이 전달해왔다"며 "이번 의회에서도 기본적으로 그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한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들 발언의 '뉘앙스'다. 몇 달간 원론적 수준의 발언만 해오던 파월 의장이지만,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부정적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위원은 "야당이 끊임없이 관련 질문을 던질 텐데, 이에 '특정 조건하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식의 가능성 언급 정도만 하더라도 시장에선 크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한은도 금리 자체에 대해 언급하진 못하겠지만, 증안펀드 등 자산 매입과 관련해 변화 가능성을 언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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