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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탐사에 도전하는 한국과학자들

입력
2021.02.22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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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아
황정아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편집자주

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NASA의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보내온 첫 화성 표면 사진 ⓒNASA/JPL-Caltech

NASA의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보내온 첫 화성 표면 사진 ⓒNASA/JPL-Caltech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 미국이 쏘아 올린 화성 탐사선들이 최근 잇따라 화성에 도착했다. 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이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UAE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화성에 도착한 나라가 됐다. 아말의 화성 궤도 안착을 확인하자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에는 거대한 LED 영어 문장이 펼쳐졌다. "Impossible is possible(불가능은 가능하다)". UAE는 우주기술 불모지에서 단기간에 달 탐사를 건너뛰고 바로 화성 탐사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UAE는 건국 50주년이 되는 2021년 2월에 탐사선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고, 2100년대 화성 이주를 추진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파격적인 우주 탐사를 실행하고 있다. UAE의 성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UAE의 화성 탐사의 발판이 되었던 것이 바로 우리나라였기 때문이다. UAE는 첫 인공위성 '두바이샛' 1호와 2호를 ㈜쎄트렉아이를 통해 개발했다. 아말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시작됐지만 2006년부터 두바이샛 1호를 우리나라와 함께 개발하면서 우주기술을 축적해왔다. ㈜쎄트렉아이는 우리별 1호를 만들었던 인공위성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만든 민간 기업이다. 아말의 핵심 인력들은 대부분 2006년 두바이샛부터 함께 한 엔지니어들이다.

중국의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도 아말에 이어 화성에 도착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로버 '퍼서비어런스'도 19일 새벽 화성 표면의 '예저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탐사선들의 화성 도착 시기가 이렇게 비슷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지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화성과 지구는 대략 2년에 한 번 가장 가까워지는데, 이때 맞춰서 출발해야 시간과 연료를 줄일 수 있어서 비슷한 시기에 지구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UAE도 화성에 가는데, 우리나라는 왜 못 가나. 우리나라와 중국의 우주기술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답답해진다. 만일 국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있다면 왜 화성에 못 가겠는가. 국가 최고 지도자의 관심과 격려가 때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인력, 예산, 인프라, 민간 기업 등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와 우주 선진국들과는 다윗과 골리앗보다 더 격차가 심하다. NASA의 인력은 1만7,000여 명이고, 우리나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910명으로 5% 수준이다. 미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2017년 기준 49조원이고, 우리나라는 7,000억원으로 1.3% 수준이다. 이 정도의 인력과 예산으로 30여년 뒤처진 우주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힘든 일이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새로운 우주 탐사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지난 1월 25일 과학기술 미래 포럼에서 과학자들은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제안했다. 2029년에 지구에 가장 최근접 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탐사하려면 우리나라의 우주 관련 기관들이 힘을 모두 모아야 가능할 것이다.

우주 탐사는 한 나라의 과학기술 역량을 총집결해야 가능한 분야이다. 우주 탐사 임무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도전이자 세상에 없던 길을 만들어내야 하는 탐험이다. 미지의 영역인 우주를 탐사하는 일은, 우리 행성 주변의 다른 천체를 이해하는 과학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과 미래 세대에 우주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황정아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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