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홍보람·김진희 콕 찝어 칭찬?
“은퇴 후 복귀한 상황서 30경기 소화…고마운 고참 역할”
“모두가 잘해줬지만 홍보람, 김진희 이 두 선수가 없었으면 우승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13번째 우승을 이끈 위성우 감독이 공을 돌린 선수는 에이스 박혜진(31)도, 신예 박지현(21)도 아니었다. 홍보람(33)과 김진희(24)였다.
위 감독은 21일 부산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의 원정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부상선수가 많이 나온 상황이었는데, 그때마다 선수들이 응집력 있게 뭉쳐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든 선수에게 “대견하다”는 말을 전했지만, 특히 위 감독의 칭찬은 홍보람과 김진희에 집중됐다. 박혜진과 김정은(34)이 잇따라 부상으로 결장할 때, 자신들의 역할을 묵묵히 해줬다는 것이다.
위 감독은 홍보람에 대해 “정말 팀에 소금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올해 33살인 홍보람은 이번 시즌 2.7점, 2.73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타 선수들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홍보람은 고참급 선수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30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위 감독은 “홍보람은 사실 발가락이 안 좋아서 거의 은퇴했다가 복귀를 한 상황에서 30경기를 뛰었다”며 “좀처럼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나이도 서른 셋인데, 밑에 선수들과 같이 훈련해 주고, 그런 게 감독으로서는 참 고마웠다"면서 그런 거 보면서 우리팀은 역시 저런 고참이 있어서 선수들이 많이 배우는구나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모여 우승하는 데 큰 힘을 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김진희도 박혜진과 김정은의 빈 자리를 훌륭하게 채우며 성장했다. 위 감독은 “(김)진희는 그 전에 경기를 많이 뛰던 선수가 아니었는데 너무나 잘해줬다. 그래서 두말없이 칭찬해도 된다”고 했다. 이번 시즌 김진희는 경기당 평균 5.38개(이하 29경기 기준)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으로 환골탈태했다. 이날도 8개의 어시스트를 추가, 총 164개의 도움을 배달하며, BNK의 안혜지를 1개 차이로 따돌리고 어시스트왕을 차지했다.
팀의 도움도 있었다. 이날 위 감독은 승리가 어느 정도 확정된 뒤 “(김)진희 줘!”라고 외쳤다. 어시스트를 하나라도 더 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였다. 위 감독은 “사실 매니저가 이야기하는데, 진희와 상대 선수가 어시스트 동률이라고 해서 진희를 빼야 하는데도 안 뺐다"면서 "어시스트왕이라는 게 한번 못 잡으면 다음에 받을 기회가 없을 수도 있어서, 상대 선수에 대한 실례를 무릅쓰고 진희에게는 제가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박혜진도 김진희의 패스를 연달아 3점슛으로 화답하며 후배의 상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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