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전국 주택 매매량이 급감했다. 멈출 줄 모르는 집값 폭등에 지난해 12월 극에 달했던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계절적인 비수기에 정부의 대규모 공급 대책 예고가 이어지면서 시장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1월 거래량 전월 대비 35.4% 감소
21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9만679건으로 전달(14만281건) 대비 35.4% 감소했다. 수도권은 4만7,132건으로 전달(6만3,203건)보다 25.4%, 서울은 1만2,275건으로 전달(1만6,190건) 대비 24.2% 줄었다. 지방도 작년 12월 7만7,078건에서 지난달 4만3,547건으로 43.5%나 감소했다.
주택 유형별로 전국 아파트(6만4,371건)는 전달(10만6,027건)보다 39.3% 줄었고, 아파트 외 주택(2만6,308건)은 23.2%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8,764건에서 1월 5,945건으로 32.2%,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같은 기간 3만495건에서 2만938건으로 31.3% 줄었다.
1월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전월세 거래량은 17만9,537건으로 전달(18만3,230건) 대비 2.0% 줄었다. 수도권(11만6,684건)은 전달(12만1,249건)보다 3.8% 감소했지만 지방(6만2,853건)은 1.4%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41.0%로 전달 동월(38.3%)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주택 매매가 줄어드는 추세에다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후 아파트값 상승폭이 축소되자 정부는 시장 안정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7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주 주택 매매시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방의 매매가격 상승폭이 소폭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대책 발표 후 2주 연속 상승세를 0.01%포인트씩 줄였다. 수도권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0.33%에서 지난주 0.30%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시장 안정화는 글쎄...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화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가한다. 정부 통계와 달리 KB부동산원의 민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아파트값 상승률은 2·4 대책 발표 후 오름폭을 키웠다. 수도권 상승률은 0.69%로 2주 전(0.59%)보다 상승폭을 확대했고, 서울도 0.42%로 2주 전(0.40%)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을 무시할 수 없고, 이미 많이 오른 집값에 대한 숨 고르기로 볼 수도 있다”면서 “올 상반기에 양도세, 종부세 등 세제 강화가 있고 정부의 공급 의지도 강해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성수기인 3, 4월 추이를 봐야 정확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도 “시장에 규제 효과가 나타나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을 시장 안정의 신호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1, 2월은 원래 거래량이 적은 데다가 급상승한 집값에 따른 관망 수요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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