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재발하는 난소암, 표적 치료제로 70%까지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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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재발하는 난소암, 표적 치료제로 70%까지 낮춰

입력
2021.02.22 20:00
수정
2021.02.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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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3기까지 진행된 뒤 70% 진단
배가 불러오거나 더부룩한 증상밖에

여성암 사망률 1위를 지키고 있는 난소암 치료를 위한 표적 치료제가 속속 나오면서 재발률을 70%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난소암은 ‘가장 독한’ 여성암이다. 여성암 사망자의 47%를 차지해 여성암 사망률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난소암 5년 생존율은 62.1% 정도다. 환자의 70%가량이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1차 치료를 받은 상피성 난소암 환자 가운데 85% 정도가 재발을 겪는다.

난소암 환자도 늘어 2011년 1만2,669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지난 8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에게도 많이 발병하면서 2015년 2,780명에서 2019년 4,517명으로 5년 새 60%가량 늘었다.

◇BRCA1ㆍ2 유전자 때문에 20~30% 발생

난소는 매달 난자를 생산하는 배세포(胚細胞), 여성호르몬을 만드는 기질세포(基質細胞), 난자를 싸고 있는 상피세포(上皮細胞) 등으로 구성된다. 난소암은 어떤 세포에 발생했느냐에 따라 배세포 종양, 기질세포 종양, 상피성 난소암 등으로 나뉜다. 다른 곳에서의 암이 난소로 옮겨진 전이성 난소암도 있다. 이 가운데 상피성 난소암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상피성 난소암은 25%가 유전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분류된다. 1기는 난소에만 암세포가 자란 경우, 2기는 골반 내까지 암세포가 번진 경우, 3기는 복강ㆍ림프절에 전이된 경우다. 난소암 4기는 암세포가 복강 내를 벗어나 간ㆍ뇌ㆍ폐 등에 전이된 상태다.

1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좋고 재발률도 낮다. 하지만 환자의 70%가량이 3기 이후 발견되면서 완치가 어렵다. 난소암 3기라도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속이 더부룩하거나 배가 불러오는 등 비특이적인 증상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병원을 찾게 되는 증상은 하복부에 종괴(혹)가 만져질 때가 대부분이다. 부인 종양 교과서(Berek & Novak’s Gynecology)에 따르면 난소암 3기의 5년 생존율은 23%, 4기는 11%에 불과하다.

유전자 검사로 BRCA(BReast CAncer)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다. BRCA1 유전자가 있으면 39%, BRCA2 유전자가 있을 때는 11% 정도나 된다. BRCA1ㆍ2 유전자가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도 60~80%나 된다. 남성에게도 유방암ㆍ췌장암ㆍ담낭암ㆍ담도암ㆍ위암ㆍ흑색종(피부암) 등을 일으킨다.

권병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1ㆍ2 유전자가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상염색체 우성 유전 방식)”라고 했다. 이에 따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 유전자가 있다면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와 CA-125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거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30~35세에 조기 검진(초음파 및 CA-125 검사)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한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배란 횟수가 많은 여성도 난소암 고위험군이다. 임신ㆍ출산 경험이 많거나, 모유 수유를 오래 하면 위험성이 낮아진다. 이때 난소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경구 피임약 복용이다. 이은주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고위험군일 경우 경구 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하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50%가량 줄어든다”고 했다.

출산 계획이 없다면 난소ㆍ난관절제술을 하면 난소암 위험을 96%까지 낮출 수 있다. 유전자 검사로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을 때 BRCA1의 경우 35~40세, BRCA2는 40~45세에 난소를 미리 절제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 밖에 집중적인 선별 검사, 항에스트로겐 약물인 ‘타목시펜’ 등을 이용한 화학 예방 요법 등도 이뤄지고 있다.

◇PARP 억제제, 재발 위험 70% 낮춰

난소암도 다른 암처럼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전후 항암 치료에는 표적 치료제와 면역 치료제가 많이 쓰인다. 대표적인 표적 치료제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아바스틴)’은 재발을 늦추고 생존율을 높인다. 암세포 분열을 위한 DNA를 복구하는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경구용 표적 치료제인 ‘PARP 억제제(린파자ㆍ제줄라)’도 재발 위험을 70%까지 낮추는 등 효과가 좋다. 면역 치료제 펨브로리주맙(키트루다)도 일부 적용되고 있다.

서동훈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BRCA 유전자가 있을 때 항암 치료 후 표적 치료제를 쓰면 재발하지 않고 지내는 기간(무진행 생존율)이 4배가량 늘어난다”며 “백금 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가 PARP 억제제를 쓰면 건강보험도 적용된다”고 했다. 대한부인종양학회도 지난해 8월 ‘난소암 진료 권고안’을 개정하면서 1차 유지 요법에서 PARP 억제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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