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폐쇄된 남양주 불법 개 사육장?
조광한 시장 “동물학대 충격 강력 단속”?
개 경매장은 이달 말 시설 폐쇄키로
“저기 쥐가 있어요. 사람이 와도 도망가지도 않네.”
플라스틱 재질의 손수레에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먹는 쥐를 눈앞에서 목격한 공무원이 놀라 소리쳤다. 시설이 폐쇄된 지 닷새가 지난 개 농장이었지만, 음식 잔반을 먹으려는 쥐 한마리가 여기저기 왔다갔다 했다. 음식물을 옮기는 손수레는 낡고 더러웠고, 그 안에 담긴 음식물도 각종 오물과 뒤섞인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한눈에 봐도 위생 상태는 심각했다.
19일 취재진이 20여명의 경기 남양주시 공무원과 동행한 불법 개 사육장은 참혹했다. 농장은 야트막한 야산 위에 미로처럼 어지럽게 설치된 철제 우리로 돼있었다. 큰 도로에서 비포장 길을 따라 1㎞ 더 들어가야 나오는 외부와는 단절된 곳이다.
공무원들은 이날 이곳에서 불법 개 사육 행위가 다시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현장을 점검했다. 이 농장은 지난 수년간 일패동 개발제한구역에서 무단으로 건축물(280㎡)을 짓거나 땅 형태를 변경(형질변경 300㎡)해 불법으로 육견 400여 마리를 사육해오다 지난해 말 적발됐다. 남양주시가 개발제한구역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자, 해당 농장은 키우던 개를 모두 빼내고 14일 시설을 폐쇄했다.
현장 점검을 나온 공무원들과 함께 확인한 개 사육장은 지옥 같았다. 동물 학대 정황도 드러났다. 3.3㎡ 규모의 좁디좁은 철제 철장 10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는데, 개들이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농장 사육 당시 사진을 보면 대형견 2,3마리가 한 우리에 갇힌 채 뒤엉켜 사육되고 있었다. 개 사체가 농장에 방치돼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설이 폐쇄된 지 수일이 지났지만, 철장 안에는 썩은 음식과 분뇨가 뒤범벅돼 여전히 악취가 진동했다.
현장 점검에 나선 공무원은 “개들이 이렇게 좁고 더러운 우리에 갇혀 숨죽인 채 지내다가 병에 걸려 죽거나 도살장으로 끌려갔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이날 농장 관계자들이 다시 출입하지 못하도록 사육장 정문을 걸어 잠갔다.
사육장을 점검한 조광한 시장은 “전형적인 동물학대 현장에 분노감이 치민다”며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불법 개 사육장이 우리 땅에 다시는 발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이날 다른 개발제한구역 내 육견경매장도 방문했다. 이곳 육견경매장(2,100㎡)도 지난 수년간 일주일에 세 차례 수십마리의 개들을 철제 우리에 가둬 놓고 불법으로 유통해 왔다. 조 시장은 육견경매장 대표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달 말까지 경매장 시설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답을 받아냈다. 이 시설 역시 지난해 말 개발제한구역법과 가축분뇨법 등으로 고발되고, 이행강제금 부과명령을 받자 최근 경매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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