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알쏭달쏭한 ‘위험’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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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알쏭달쏭한 ‘위험’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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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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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해평가과장

게티이미지뱅크

위험(危險ㆍhazard)와 위해(危害ㆍrisk)는 비슷하지만 다른 말이다. 어떻게 다를까. 예를 들어 부엌 선반에 유리컵이 있다고 하자. 유리컵은 위험하지 않지만 열어둔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와 바닥에 떨어져 깨지면 위험한 물건이 된다. 그러나 아무도 없으면 유리컵은 위험하지만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없어 위해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이 들어오면 깨진 유리에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위해 물건이 된다. 위험한 물건이라도 환경에 따라 위해 여부가 달라진다. 이처럼 생활 속 위험을 확인하고,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확률과 위해 영향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과정을 ‘위해 평가’라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품ㆍ의약품 등에 쓰이거나, 보관ㆍ유통 과정에서 자연히 생성되는 다양한 물질이 국민 건강에 해를 얼마나 끼치는지를 확인하려고 위해 평가를 시행해 국민에게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위해 평가는 (1)위험성 확인 (2)위험성 결정 (3)노출 평가 (4)위해도 결정 등 4단계를 거친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비행기 사고의 위해도를 평가ㆍ비교해 보자. 1~2단계에서 위험성을 확인ㆍ결정해 비교한 결과, 비행기 사고 위험성은 자동차보다 매우 높았다. 3단계인 노출 평가에서는 자동차를 타는 총 시간과 비행기를 타는 총 시간 대비 사고가 생길 확률을 예측한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사고 발생 예측 확률에 위험성 값을 곱한 최종 위해도를 비교해 보니, 위험성이 높았던 비행기의 위해도가 자동차보다 낮았다. 즉 위험성이 높더라도 노출 횟수가 적다면 위해도는 낮게 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만약 비행기를 자주 타는 사람(고노출 집단)이라면, 비행기 위해도가 자동차보다 높을 수 있다. 노출이라는 변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식품에 적용하면 위험한 물질을 포함한 식품을 어느 정도 얼마나 자주 먹느냐를 확인하는 것이 식품 위해 평가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외국의 위해 평가 자료가 있더라도 국내 위해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위해 평가는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여러 상황을 고려하는 확률ㆍ통계가 결합한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향후 발생할 위해를 예측해 피해를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대책 마련에 근거가 된다. 식약처는 유리컵이 깨지지 않도록, 만일 깨졌다면 사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하고 신속히 주변을 정리하는 과학적인 과정을 쉬지 않을 것이다.

강윤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위해평가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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