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순찰 요원이 마약 카르텔 하수인이 된다면

이전기사

구독이 추가 되었습니다.

구독이 취소 되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국경순찰 요원이 마약 카르텔 하수인이 된다면

입력
2021.02.20 10:00
0 0

왓챠 6부작 '코요테'(202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넷플릭스와 왓챠로 나눠 1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미 국경순찰국 대원 벤은 은퇴를 앞두고도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왓챠 제공


벤(마이클 치클리스)은 완고하다. 원칙주의자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을 지키는 국경순찰국 요원으로서 32년 동안 헌신했다. 마지막 근무 날까지도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 밀입국자들을 잡아냈다. 은퇴하고도 본능처럼 불법 체류자를 잡아 넘기기도 한다. 성실한 법의 수호자인 벤은 의도치 않게 범법자가 된다. 선의가 탈이 됐다. 악랄한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됐다. 그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딛고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①단지 동료의 아내를 도우려 했는데

시작은 단순했다. 절친한 옛 동료의 아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였다. 동료는 멕시코로 이주해 바닷가에 새 집을 지으면서 새 삶을 꿈꿨다. 하지만 비명횡사를 하면서 꿈은 물거품이 됐다. 동료의 아내는 은행 대출 문제 때문에 멕시코 집을 완성해 팔아 치워야 할 처지다. 은퇴로 한가해진 벤은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집을 다 지어 매수자를 찾기 위해 멕시코를 찾는다.

멕시코에서 그는 식당에 갔다가 지역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과 마주하게 된다. 은퇴 후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은 벤은 그들을 피하려 한다. 집을 짓기 위해 캠핑카에 머물고 있던 벤에게 한 소녀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카르텔 두목의 조카인 단테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한다. 벤은 소녀의 딱한 처지를 깨닫고선 준법이라는 신념을 깨고 도움을 주려 하나 개미지옥 같은 수렁에 빠진다.

벤은 소녀의 딱한 처지에 온정을 베풀었을 뿐이다. 하지만 인생을 송두리채 흔드는 선택이었다. 왓챠 제공


②마약 카르텔의 끈질긴 협박

카르텔이 추격에 나서면서 벤은 곤경에 처한다. 소녀의 안위를 넘어 자신의 가족까지 위태로운 상황이 된다. 카르텔 두목은 가족의 안전을 미끼로 무리한 요구를 해온다. 강건한 몸에 성실함을 갖추고 연방요원으로 일하기까지 한 벤은 카르텔이 이용하기 좋은 도구다. 벤은 가족과 사이가 썩 좋지 않다. 10년 전 있었던 한 사건 때문에 가족과 멀어졌고, 이혼한 아내는 재혼했다. 같이 살지 않기에 직접 보살필 수 없다. 카르텔과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밝힐 수는 없고 그저 조심하라는 말만 전할 뿐이다.

카르텔의 무리한 요구를 따르기 힘든데, 카르텔 내부의 복잡한 속내도 문제다. 조직의 후계를 둘러싼 갈등이 언제든지 폭발할 기세고, 단테는 벤을 공격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젊은 동료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벤은 기대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동료는 오히려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왓챠 제공


③올가미를 벗어날 수 있을까

드라마는 겹겹이 쌓인 난제를 풀어나가는 벤에 초점을 맞춘다. 한 문제를 풀어내면 보다 어려운 문제가 눈앞에 나타난다. 벤을 도울 사람은 딱히 없는데, 국토안전부의 수사망까지 좁혀져 온다. 가족에겐 비밀을 지키면서 가족의 안전 역시 지켜야 하는 난제를 벤은 뚝심으로 해결해 간다.

드라마의 책임 프로듀서는 미셸 맥라렌이다. 1,2부는 직접 연출까지 했다. 캐나다 출신 맥라렌은 ‘미드계’의 유명 인사다. ‘브레이킹 배드’의 책임 프로듀서이면서도 몇몇 에피소드를 감독했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일부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도 했다. 영화 ‘원더우먼’(2017) 감독으로 낙점됐다가 중도 하차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성 연출자 중 한 명이다. ‘코요테’의 6개 에피소드 중 그가 연출한 1,2부가 특히 돋보인다.

마이클 치클리스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외모로는 매력 있는 주인공이라 할 수 없는 벤은 무뚝뚝하면서도 속정 깊은 면모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치클리스는 법 밖에 모르는 고지식한 남자의 곤경을 설득력 있게 연기해 낸다.

※권장지수: ★★★☆(★ 5개 만점, ☆는 반개)

평범하고 우직하게 살던 사람이 범죄의 세계에 뛰어든다. 어디서 본 듯한 설정. ‘코요테’는 ‘브레이킹 배드’를 닮았다. 선한 이가 가족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이야기는 요즘 미드 트렌드다. 넷플릭스 ‘오자크’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딱히 악하게 살지 않았던 사람, 큰 욕심 없이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의도치 않게 범죄에 손을 대는 이야기는 매혹적이다. 우리에게도 일어날 만한 이야기니까. ‘코요테’의 가장 큰 매력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평론가 55%, 시청자 81%)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넷추왓추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