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美 퍼서비어런스, 화성 착륙 성공
?토양 샘플 채취, 유인탐사 가능성 확인
“제 영원한 집(화성)의 첫 인상입니다.”
미국의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ㆍ인내)’가 18일(현지시간) 한 장의 사진과 함께 화성에 사뿐히 안착했다. 착륙 직후 화성 표면을 촬영한 사진 두 장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려 지구촌에 기쁜 소식을 전한 것이다. 5번째 미국의 화성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는 생명체 흔적 찾기와 유인탐사 가능성 확인, 두 가지 막중한 임무를 띠고 687일(화성의 공전주기) 동안 기나긴 우주 항해에 들어갔다.
6개월 유영하다 완벽한 착륙… 역대 가장 정교한 로버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은 이날 무려 27억달러(약 3조원)를 쏟아 부은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7월 30일 발사된 이 로버는 약 4억7,100만㎞를 비행한 끝에 이날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에 당도했다. 까다롭기 그지 없어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 임무를 스스로 해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자동제어 착륙을 두고 “우주 비행 역사상 가장 정교한 업적”이라고 극찬했다.
퍼서비어런스는 역대 화성탐사 로버 중 가장 크다. 길이 3m, 너비 2.7m, 높이 2.2m에 몸체 무게만 1,026㎏에 달한다. 하지만 세밀함 역시 최고로 평가 받는다. 화성 표면을 고해상도 3차원(3D) 파노라마 이미지로 구축할 수 있게 돕는 카메라와 이미지 및 화학적 분석을 겸하는 슈퍼캠, 사상 최초로 화성 소리 녹음이 가능한 고성능 마이크(2대)를 장착했다. 2m 길이의 로봇 팔과 레이저, 드릴 등 고성능 장비도 갖췄다.
이번에는 생명체 흔적 찾을까
최대 관심은 퍼서비어런스가 이번에야 말로 생명체 흔적을 찾아낼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과학자들은 39억년 전 강물이 흘러 들어 이룬 삼각주로 추정되는 이곳에 유기분자와 기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다. 나사는 향후 다른 탐사선을 보내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화성 토양과 암석 샘플을 오는 2031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토마스 쥐르뷔헨 나사 과학담당 부국장은 “이날 착륙은 미답의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첫 단추”라며 “샘플은 분명 기념비적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유인탐사 가능성을 엿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뽑아내 로켓 추진 연료와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대표적이다. 인간 생존에 필수 조건인 산소 생성이 가능하다면 유인탐사에 획기적인 발판이 될 수 있다. 미국은 2030년대 화성 유인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 퍼서비어런스가 싣고 간 1.8㎏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는 첫 동력 비행에 도전한다. 대기가 희박한 화성에서 비행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탐사 로버가 아닌 드론을 보내 화성 탐사 방법의 엄청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中, 5월에 착륙시도... 미중 경쟁 우주로 확장
화성 탐사를 둘러싼 글로벌 각축전은 이미 시작됐다. 퍼서비어런스가 발사된 지난해 7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말(희망)’과 중국의 ‘톈원(天問) 1호’도 화성을 향해 쏘아 올려졌고, 각각 이달 9,10일에 나란히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특히 톈원 1호는 올해 5,6월쯤 화성 착륙을 시도할 계획인데, 성공하면 중국은 미국과 옛 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화성 표면에 탐사선을 안착시킨 나라가 된다. 안 그래도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미중의 경쟁 영역이 우주로 확장되는 셈이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우주기술 개발에 나선 이후 양국의 기싸움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이 달 탐사 협력체에서 중국을 소외시키자,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그램에 미국의 참여를 거부하는 등 우주를 확보하기 위한 양보 없는 승부가 한창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