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남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 앞 엄천강에 봄 기운을 머금은 버들강아지 꽃이 활짝 펴 있다.뉴스1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교정에 17일 홍매화가 핀 가운데 폭설이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전남에 폭설이 내린 지난 17일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 하얀 눈모자를 쓴 설중매가 피어 있다. 연합뉴스
겨울의 끝자락에서 하나 둘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가는 겨울이 시새움하며 뿌려 놓은 하얀 눈을 고스란히 뒤덮고 피어난 꽃들이기에 그 모습이 눈부시다.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어김없이 핀 여린 꽃잎들, 작은 생명의 몸부림이 더욱 반갑다.
수령 370년 된 경남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는 홍매화를 대표한다. 통도사 자장매는 1650년을 전후해 사찰을 창건한 자장율사의 뜻을 기리기 위하여 심은 매화나무로, 율사의 호를 따서 ‘자장매’라고 불린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자장매의 개화를 신호탄으로 전국의 봄꽃이 함성을 지르듯 피어나고 있다. 해마다 이때 쯤이면 진분홍의 '봄 빛’을 담으려는 화가와 사진가들이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자장매 주변으로 모여든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 경내에 핀 자장매가 겨울비를 맞으며 꽃망울을 터뜨려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7일 전남 강진군 국보 사찰 무위사 마당의 홍매화가 내리는 눈과 어우러져 멋진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광주와 전남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17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시민이 활짝핀 홍매화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홍매화의 진분홍이 못내 아쉽다면 절정의 붉은색을 간직한 동백을 찾아 나선다. 따뜻한 남쪽에서 일찌감치 피어나 있다 하얀 눈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보면 이보다 더한 자태가 있을까 싶다. 영하의 날씨 속에 눈까지 내린 지난 18일 천연기념물 제151호인 전남 강진 백련사의 ‘동백림’에서 동백꿀을 따기 위해 분주히 날갯짓하는 동박새의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 동박새는 특히 동백꽃의 꿀을 좋아해 이시기 무리지어 동백꽃이 핀 숲을 찾는다. 봄을 맞이하는 생명의 몸짓이 시작된 것이다.
전남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 동백림에서 지난 18일 동박새가 날개짓하며 동백꿀을 맛보고 있다. 강진군 제공
광주 서구 평화공원에 내린 하얀눈 사이로 고개를 들고 피어 있다. 연합뉴스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가 지나면서 농부의 손도 덩달아 바빠진다. 계절을 앞질러 비닐하우스에서 피어난 연분홍 복사꽃을 바라보며 농부는 마음이 급하다. 갸냘픈 꽃잎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수북하게 쌓인 눈 속에서도 어김없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절기상 우수(雨水)인 18일 세종시 연동면의 한 복숭아 하우스에서 농민이 복사꽃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18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에 위치한 전남 제2호 민간정원 죽화경에 봄의 전령 복수초가 눈 속에서 꽃망울을 피웠다. 복수초는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꽃으로 알려졌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복수초는 눈 속에 피는 연꽃과 같다해 설연화라고도 불린다. 담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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