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월 FOMC 의사록 공개?
연준 "일시적 가격변화와 인플레 구분 필요"
하지만 국채금리 급등으로 시장은 '압박'
지난 17일(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숨죽이며 기다렸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징조를 보이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연준이 '돈 줄 죄기'에 나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글로벌 시장 전반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연준은 "기존 통화 완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제회복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도 시장은 완벽하게 안심하지 못했다. 이미 고개를 든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를 상승시키며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준 "인플레, 아직 아니다" 재확인에도...
연준이 이날 공개한 19쪽짜리 FOMC(1월 26~27일)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경제상황이 여전히 FOMC의 장기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 현재의 완화적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앞서 일각에선 연준이 이 회의에서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본격화한 백신 접종으로 경제 전망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FOMC는 "경제회복을 더 촉진하고 평균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 위해 매우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정책금리와 자산매입 속도에 대한 현행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FOMC에서는 "경기 부양책과 추가 재정 지원 가능성, 백신접종의 진전 등이 경제를 부양해, 일부 상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동성(현금)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가계 지출에 속도가 붙으면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일회성 가격 변화와 인플레이션이란 근본적 추세의 변화를 구별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물가는 상승하겠지만, 공급 제약 등에서 비롯한 일시적인 인플레 요인을 배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인플레 우려에 비교적 선명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美10년물 1.33%까지 급등... 고개 든 인플레 우려
연준의 이 같은 설명에도 최근 시장이 느끼는 인플레 압력은 점차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로 꼽히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대표적이다.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 초반부터 상승폭을 확대하더니 장중 1.33%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속도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과 위험자산인 주식 사이 기대 수익률이 줄어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게 일반적이다. 데릭 할페니 미쓰비시UFJ파이낸셜 시장담당 대표는 현지 언론에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가 다소 더 올랐다"며 "국채금리 상승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대해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1.3% 상승하며 최근 11년래 증가폭이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인플레 우려를 키웠다. 이는 현지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한 상승률(0.4%)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 히르 라시드 연구원은 "1월 생산자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인플레가 다시 치솟고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뉴욕 3대 증시가 1% 이내 상승 및 하락폭을 기록하며 혼조세로 마감한 데 이어 18일 코스피는 1.50% 떨어진 3,086.66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선 "시장 금리 상승 우려를 유발하는 신호들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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