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검찰 구형보다 높은 중형 선고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감금?폭행해 중상을 입히고 경찰 수사망을 피해 도주행각을 벌였던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중형을 선고했다.
제주법원 제2형사부(부장 장찬수)는 18일 살인미수와 강간, 강간상해,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39)씨에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전자발찌 20년 부착과 10년간 신성정보공개, 아동·청소년 및 사회복지시설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사귀던 B씨의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고 같은해 11월 3일 오전 8시쯤 B씨를 제주시내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간 뒤 손과 발을 묶어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아 왔다. B씨는 감금 사흘째인 지난해 11월 5일 오전 8시 30분쯤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가까스로 탈출했다. B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A씨는 B씨가 탈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도주했다. A씨는 헬기까지 동원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휴대폰를 끄고 제주시 한경면과 한림읍 등을 거쳐 제주시내 지인의 집에서 숨어 지내다 도주 나흘만에 경찰에 잡혔다.
당초 경찰은 특수감금과 강간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에 무차별적 폭행 등 살인하기 위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할 말이 없다", "현재로서는 (피해자에게) 미안함이 없다"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A씨는 2017년 7월에도 헤어진 여성을 자신의 차량에 태워 제주시 한 공동묘지에 끌고 가 둔기로 폭행해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지난해 3월 출소했지만 또다시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앞선 지난 1월 14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범죄예방 수강명령, 아동·청소년 및 사회복지시설 7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 폭행과 상해를 가하고 감금과 살인미수를 저지르는 등 범행 동기와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범행을 반성하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피고인은 교도소에서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번 사건으로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 일부를 절단한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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