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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도 바이든도 사활 건 '그린 뉴딜', 한국은?

입력
2021.02.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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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민간기후봉사단 설립 추진
300만명 고용한 루스벨트의 '민간자연보호단'과 비슷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주택이 화염에 휩싸였다. 배커빌 AP=연합뉴스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주택이 화염에 휩싸였다. 배커빌 AP=연합뉴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4월 각국이 참여하는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미 본토는 물론 연방 지역에서 새로운 원유와 가스 시추를 중단하는 행정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날 백악관이 내놓은 설명서(팩트시트)에서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새롭게 만들기로 한 민간기후봉사단(Civilian Climate Corps)입니다.

이게 뭘까요? 쉽게 말하면 기후변화 대응에 민간인을 참여시키는 겁니다. 그것도 자원봉사가 아닌 돈을 받고 일한다고 해요.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봉사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①공유지(땅)와 물을 보존하고 혹시 오염되면 이를 복구하는 데 앞장섭니다. ②나무 심기를 통해 공동체의 복원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③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며 ④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고 ⑤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도 할 일입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 활동 외에도 ⑥산불 위험도를 낮추고 ⑦야외 활동을 위한 접근성을 좋게 하는 작업까지 맡습니다.

이 봉사단은 '그린뉴딜'을 현실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화석에너지를 중요하게 여겼던 국가 에너지 정책을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처럼 신재생 에너지를 핵심으로 삼겠다고 선언했죠. 국가 경제도 저탄소 이슈를 중심축에 놓고 지속가능한 고용과 투자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90년 전 루스벨트, 민간자연보호단 통해 300만명 고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든의 봉사단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에요. 앞서 벤치마킹한 사례가 있습니다.

1930년대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만들었던 민간자연보호단(Civilian Conservation Corps)이 바로 그것인데요.

역대급 대공항의 여파로 25%의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삼림 벌채 등 환경 문제가 국가적으로 풀어야 할 이슈로 떠오르자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의 하나로 보호단을 창설, 1933년부터 1942년까지 300만명을 고용했습니다.

'트리 아미(Tree Army)'라는 이름의 보호단 대원들은 9년 동안 3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12만5,000마일(약 20만1,168㎞)의 도로를 포장했으며 3,000개의 화재 진압대를 세웠습니다.

그 결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처럼 천혜의 자연이 옛날 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채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죠. 물론 대규모 고용 창출과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줬죠.

바이든 대통령 역시 90년 전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뉴딜'에 '친환경'을 더한 정책으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인데요.

미국야생생물연맹회장인 콜린 오마라는 "잠재적으로 수백만명이 (봉사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할 일은 무한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그 동안 관련 활동에서 소외돼 온 지역사회가 주목 받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게 직업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져 현장 교육 등 갖가지 프로그램이 제공됐으면 하고 있습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도 "민간보호단을 창설하는 것은 일석이조"라며 "우리는 우리의 천연자원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도 보존한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1930년대 당시에는 보호단 활동이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했어요. 바로 해당 단체가 인종 차별과 성차별로 얼룩졌다는 점입니다. 보호단에는 젊은 남성들만 참여할 수 있었고, 1935년까지는 백인과 유색인종의 구분이 있었다고 해요. 오마라 회장에 따르면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그는 "(새로 시작하는 봉사단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도시와 지방 모두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면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로 그린뉴딜 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설 연휴 임시개통 예정인 전남 신안군 임자2대교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원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투자협약 체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설 연휴 임시개통 예정인 전남 신안군 임자2대교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원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투자협약 체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에도 이런 '그린뉴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5일 문재인 대통령세계 최대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신안 해상풍력단지의 투자협약식에 참석했습니다. 청와대 측은 "(풍력단지의 발전 규모인) 8.2기가와트(GW)는 연간 약 1,000만톤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소나무를 약 7,1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비슷해 2050 탄소중립사회 실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아울러 일자리 12만개도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측은 "전남도, 신안군, 어업인과 지역주민은 그 동안 34차례 간담회를 통해 지역이 원하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사업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며 "앞으로 상생형 지역일자리 확산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의 '트리아미' 처럼 '해상 풍력 봉사단(Offshore wind power Army)'이 세워지는 걸까요? 그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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