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사계절이 기후변화엔 더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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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사계절이 기후변화엔 더 불리하다

입력
2021.02.16 15:00
수정
2021.02.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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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우
홍제우KEI 부연구위원

편집자주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보다 더 큰 위협은 없습니다. 기후변화 전문가 홍제우 박사가 관련된 이슈와 쟁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pixabay


기후변화는 기후가 장기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평년값이라 부르는 기후값으로 보통 30년간 관측한 평균값을 사용하는데,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최근에는 10년 정도의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만으로 기후변화를 논하기도 한다.

기후변화의 시간 호흡을 따라 서서히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피해에는 생태계의 서식지 변화나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안선의 변화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피해는 수일에서 수주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발생하는 극한 현상인 이상기후(폭염과 한파, 홍수와 가뭄, 폭설 등)로 인해 발생한다. 기후변화는 장기적인 변화지만, 짧은 기간 발생하는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강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은 장기적인 대책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단기 피해 예방 대책까지 모두 아우른다.

기후변화에 의한 사회 전 부문의 피해를 줄이고,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이라 한다. 계절을 따라서 다채로운 풍경 변화는 우리나라의 매력이라지만,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엔 가장 불리한 조건이 아닌가 싶다. 기후변화의 변덕을 잠시 제쳐둬도, 우리는 반년 만에 영하 10여도에서 영상 35도에 이르는 기온 변화와 가뭄부터 장마까지, 대부분의 기후 문제를 일상 속에서 체험하고 있다. '2020년 이상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의 장마만으로 약 1조 원의 재산피해와 46명 사망‧실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제방공사에 수십조 원을 투자했음에도, 천문학적인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슬픈 현실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모든 피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pixabay


기후변화의 피해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게 보다 잔인하게 나타난다. 냉난방에 취약한 쪽방촌 거주민이나 실내에서 일하기 어려운 야외 노동자는 폭염과 한파에 더 노출되어있다. 국가 적응대책 수립 때, 쪽방촌 상담사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 "박사님들이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대책을 수립하셔서 폭염대책이 와닿지 않는 것 아닌가 싶어요. 쪽방촌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 주세요!" 비주택 거주 인구가 2015년 통계 기준으로 39만가구다. 실제로 고가의 냉난방기가 생기더라도, 화재 위험이 크거나 두꺼비집이 내려가, 당장 사용이 어려운 열악한 전기설비를 가진 이웃들도 많다. 에어컨보다 선풍기가, 무더위 쉼터보다 얼린 생수 한 병이 더 소중할 수 있다.

정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작년의 '한국판 그린뉴딜'과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지난 1월 말 기후적응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응' 이행을 선도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파리협정 원년인 올해, 우리나라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피해 저감 사업들이 전국 곳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과 정책이 만나는 지점에 '과학'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판이 짜이면 좋겠다.

홍제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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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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