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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보단 美가 낫지만..." 아세안서 한국 영향력 1%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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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보단 美가 낫지만..." 아세안서 한국 영향력 1%도 안 됐다

입력
2021.02.16 15:00
수정
2021.02.16 18: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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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싱가포르동남아연구소' 보고서]
바이든 정부 기대·남중국해 우려 탓 美 선호
중국 영향력은 막강... 日, 가장 신뢰하는 나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동남아시아에서 중국보다 미국을 선호하는 비율이 작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불신도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16일 동남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싱크탱크인 싱가포르동남아연구소(ISEAS)가 최근 발표한 '동남아 국가: 2021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의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1.5%)이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미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 조사(53.6%)보다 7.9%포인트 늘었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46.4%에서 올해 38.5%로 줄었다.

조 바이든 기대감 덕에 미국 선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미국 외교정책 기조를 밝히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미국 외교정책 기조를 밝히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보고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진행된 점을 감안해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 출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아세안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지역 현안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 진행된 조사에는 학자, 정책 입안자, 사업가, 시민사회 지도자, 언론인, 국제기구 관계자 등 아세안 오피니언 리더(여론 주도층) 1,032명이 응했다.

미국 선호도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상황에 따라 갈렸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격돌하는 필리핀(86.6%)과 베트남(84%)은 평균치 이상의 지지를 보냈다. 이어 싱가포르(65.8%) 인도네시아(64.3%) 태국(56.5%) 캄보디아(53.8%) 순이었다. 이와 달리 중국의 경제적 지원과 영향력이 막강한 라오스(80%) 브루나이(69.7%) 미얀마(51.9%)는 중국 편이 많았다.

남중국해 때문에 중국 불신↑

남중국해 연안국 영해 분쟁 현황.

남중국해 연안국 영해 분쟁 현황.

중국에 대한 아세안의 불신은 여전했다. '중국이 세계 평화, 안보, 번영 등에 기여하기 위해 올바른 일을 할 것인지 확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63%는 '거의 없다'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불신 비율은 '2019년 51.5%→지난해 60.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응답자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우려했다. 중국의 군사화와 독단적인 행동(62.4%), 배타적 경제 수역 침범(59.1%), 미중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45.2%)가 거론됐다. 응답자의 8할 이상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을 준수하길 바랐다. 보고서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결합된 아시아 초강대국 중국이 아세안 국가의 이익과 주권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라며 "아세안의 최우선 바람은 중국이 주변국의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응답자 10명 중 8명 가까이(76.3%)는 아세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대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이러한 경향은 2019년부터 유지되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도 중국(49.1%)이 미국(30.4)%을 앞섰다.

10명 중 7명 “일본 신뢰”, '新남방' 한국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사무국 신청사.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사무국 신청사.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 일본을 택했다. 가장 신뢰하는 강대국 순위가 일본(67.1%) 유럽연합(51%) 미국(48.3%) 인도(19.8%) 중국(16.5%) 순이었다. 일본은 가장 선호하는 휴가지(30.2%)로도 뽑혔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으로 아세안이 처한 잠재적 리더십 공백을 소프트 파워가 강한 일본이 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드러난 한국의 위상은 미미했다. 올해 처음 집계된 한국의 경제적ㆍ정치적 영향력은 아세안에서 모두 1% 미만(각 0.6%, 0.3%)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지원할 대화 파트너 △미중 갈등 속 아세안의 파트너 △선호하는 휴가지 항목에선 각 5.4%, 3.2%, 4.7%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신(新)남방 정책이 아직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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