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스스로를 향한 채찍이 필요했다"... 주장 수락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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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스로를 향한 채찍이 필요했다"... 주장 수락의 이유

입력
2021.02.16 15:15
수정
2021.02.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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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1 시즌 준비를 위해 국내에서 구슬땀 흘리는 K리그 구성원들의 다짐과 목표, 그리고 팬들을 향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FC서울 주장 기성용이 15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활짝 웃고 있다. FC서울 제공


기성용(32ㆍFC서울)이 ‘캡틴’으로 돌아왔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대한민국 캡틴’ 자리를 내려놓은 그는 약 2년 만인 2021년 ‘서울의 캡틴’을 맡게 됐다. “주장을 맡아 달라”는 신임 박진섭(45) 감독의 부탁을 처음엔 거절했지만, 거듭된 설득에 결국 받아들였다.

그가 주장을 수락한 이유는 간결했고, 명확했다. 15일 서울의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시에서 만난 기성용은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좀 더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나만 죽을 수 없다’며 (주장 역할을)부탁하셨는데 어차피 내가 팀 내에서 해야 할 역할은 고참으로서 후배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고, 내게도 동기부여가 필요하단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2020년은 다사다난한 해였지만, 한 편으론 안주하기도 쉬웠던 시기였다. 시즌 전 국내 복귀가 무산된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요르카에 입단했지만 부상 등으로 활약은 거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11년 만에 친정팀 서울에 복귀했지만 단 5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고, 팀은 과거 명성은 잃어간 채 9위에 머물렀다.

기성용은 “축구인생에서 항상 압박을 느끼고 살았는데, 대표팀을 은퇴하니 너무 마음이 편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난해 (부상 등으로)경기까지 안 뛰다 보니 몸도 마음도 편한 부분이 있었지만 (편한 삶에)젖어버릴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낯선 경험들로 여러모로 어수선한 해였다”며 “(일련의 과정이)바라는 바는 아니었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FC서울 주장 기성용이 15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그라운드에 앉아 미소짓고 있다. FC서울 제공


국내 복귀에 대한 고민이 컸던 건 사실이다. 그는 “나로서는 축구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해외가 좀 더 편한 건 맞다”라면서도 “해외에서 은퇴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국내 팬들 앞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선수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를 묻자 그는 “마지막까지 팬들이 내 플레이를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11년 간의 유럽 무대 도전 과정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했기에, 미련은 없다. 다만 유럽 무대에서 한창 도전 중인 후배들에겐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버텨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기성용은 “유럽에서 감독 교체로 인한 변화를 겪거나, 경기에 뛰지 못 할 때 국내에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지만, 버티지 못했다면 정말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K리그에 오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유럽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인 건 사실이기에 해외 무대에서 조금 더 부딪혀 보고 살아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한 번 (국내에)돌아오면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게 아무래도 쉽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가능한 충분히 경험하고 도전해 본 뒤 국내로 돌아온다면 팬들도 얼마든지 환영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FC서울 주장 기성용이 15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시 한 호텔에서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김형준 기자


그가 K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가장 뚜렷한 목표는 우승이다. 아직 K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기성용은 “서울은 우승을 바라보며 갈 것”이라고 했다. 그가 유럽 무대에 진출하기 전인 2009년까지 서울은 국가대표급 선수를 많이 보유해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수 년 사이엔 그런 모습이 없었다. 그는 “물론 전북이나 울산보다 전력이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또한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했다.

2010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함께 쓴 홍명보 울산 감독을 비롯해 행정가로 나선 이영표 강원 대표,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 등 2002 한일월드컵 주역들과 K리그 무대에서 만나는 점도 흥미롭다. 기성용은 “일단 다양한 스토리들은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경기장 안에서 팬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과제”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며 “지난해 서울이 워낙 힘든 시기를 겪어 실망했을 팬들에게 새 감독님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서귀포=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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