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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경기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 회의실에서 열린 '일산대교 통행료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개선안을 말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이 기본소득을 비판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훈계하는 듯한 표현도 써가며 ‘이재명표 기본소득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다.
86그룹의 대표주자인 임 전 실장이 대선주자 1위를 향한 집중공세를 펴자, 당 안팎에선 대선 경쟁에 본격 뛰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차기 주자로서 임 전 실장은 인지도나 지지율이 이 지사에게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친문재인계 등 ‘당 주류’ 그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임종석, 일주일간 세 번 ‘기본소득 때리기’
임 전 실장은 8일 이후 일주일간 세 차례나 기본소득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냈다. 처음 올린 글에서 그는 “알래스카를 빼고는 (기본소득을) 하는 곳이 없다”고 말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편을 들며 “이 지사가 이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냈다.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했다. 14일 올린 글에서는 “자산ㆍ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것은 정의롭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를 자극할 만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지도자에게는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아직 ‘두 교황’이라는 영화를 못 보셨다면 꼭 보시기를 권한다. 정치가 그런 품격을 반의 반만 닮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도 했다.
임 전 실장은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2개월 징계 결정에 대해 효력 정지를 결정한 다음날(지난해 12월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주의가 너무 쉽게 약해지지 않도록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임 전 실장의 이 지사를 향한 공격을 두고 여권의 ‘제3주자’로서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지난해 말부터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선 출마 결심은 앞서 나간 얘기”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구상이 설익고 위험하단 판단에 논쟁하는 것이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는 의도는 ‘아직까진’ 아니란 얘기다.

임종석(오른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ㆍ정세균엔 반발했던 이재명, 임종석은 부담?
임 전 실장의 잇단 공격에 이 지사가 침묵하는 상황도 묘한 해석을 낳는다. 이 지사는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각각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 “알래스카를 빼고 하는 곳이 없다”며 이재명표 기본소득론을 비판했을 땐 곧장 장문의 글을 올려 반박했다.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지사는 임 전 실장이 세 차례 글을 올리는 동안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친문 지지를 받는 임 실장과 각을 세우기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앞서는 이 지사지만, 당 내부로 눈을 돌리면 아직 주류인 친문 그룹에는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눈치보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이 지적하는 내용을 보면 이 지사가 구상하는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며 “대선 주자로서 지지율이 미미한 임 전 실장의 말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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