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10여 년 동안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해왔습니다. 주말에 나와 힘든 왁스작업을 해도 더 받는 돈은 없었습니다. 기가 막힌 사실은 (청소용역) 회사의 대주주가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이라는 것이고, 10년 동안 무려 200억원이라는 돈을 자신들의 주머니로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LG의 용역업체 변경으로 지난해 말 집단 해고된 뒤 61일째 LG트윈타워 로비와 청와대 앞에서 농성중인 해고 청소노동자들이 ‘LG그룹의 오너일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LG트윈타워 해고 청소노동자 30여명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의 자회사로, LG트윈타워 관리를 맡고 있는 S&I코퍼레이션과 청소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의 친족회사간 일감 몰아주기, 불공정거래 의혹을 공정위가 밝히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들을 해고한 지수아이앤씨는 최근까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 구훤미씨가 50%씩 지분을 갖고 있었다. 노조는 지수아이앤씨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LG그룹을 통해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들의 노조 설립ㆍ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LG가 품질관리 문제를 내세워 청소 용역업체를 바꾸면서, 지수아이앤씨가 이들을 집단해고하고 LG그룹 본사 사옥에서 쫓아냈다는 주장이다. 앞서 S&I는 조합원들에게 LG 마포빌딩에서 일하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두 달여 동안 80여명의 해고 청소노동자 가운데 50여명이 위로금을 받고 사직서를 썼으며, 현재 남아 있는 조합원은 30여명이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부터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LG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본보는 지수아이앤씨 측에 수 차례 입장표명을 요구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S&I 측은 “지수아이앤씨는 2015년 공정위가 친족분리기업으로 확인한 상태이고,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있다면 공정위가 알아서 (조사)할 일”이라며 “지수아이앤씨와의 계약해지는 품질관리 문제 때문이지 노조와는 관련이 없다. 트윈타워에는 새로 계약한 용역업체 근로자들이 청소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신 마포빌딩으로 가면 고용승계를 하겠다고 한 것일 뿐 노조와해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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