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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지개'로 휘청거리는 167년 전통 美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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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지개'로 휘청거리는 167년 전통 美 공화당

입력
2021.02.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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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그레이엄 "트럼프, 공화당 재건 준비"
'트럼프 탄핵 찬성' 공화 의원 역풍 맞기도
일부 공화당원, 중도우파 신당 창당 논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텍사스주 알라모 미국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현장을 방문해 연설한 뒤 청중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알라모=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텍사스주 알라모 미국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현장을 방문해 연설한 뒤 청중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알라모=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이 공화당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 신호가 떨어지면서 공화당 내 친(親)ㆍ반(反)트럼프 세력의 분화에도 불이 붙었다. 공화당의 극우화를 우려해 신당을 만들자는 의견까지 제기되는 등 167년 역사의 당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 특히 2022년 중간선거 역할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루 전 미 상원 탄핵안 부결 직후 공화당 장악을 위한 기지개를 켜면서 이미 당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2016년 대선 승리를 가져왔던 지지층에게 자신의 정치 복귀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위한 우리의 역사적, 애국적, 아름다운 운동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세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친트럼프 세력 규합에 나섰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재건에 나설 준비가 됐다”면서 “그에게 MAGA 운동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 계획도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이들에게 화가 나 있다”라고도 했다. 탄핵 찬성표를 던졌던 7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가 유죄라고 투표한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지역구 루이지애나주(州) 공화당 집행위원회에서 불신임안 만장일치 가결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펜실베이니아주 패트릭 투미 의원 역시 지역 당원들의 반발에 흔들리고 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3일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안 부결 직후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3일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안 부결 직후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이에 동조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움직일 경우 당 내 반트럼프 진영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행정부 국토안보장관 비서실장 출신 등 공화당원 120여명이 지난주 중도우파 신당 설립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신당 창당이나 공화당 내 반트럼프 분파 형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 찬성 의원 찍어내기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2022년 중간선거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선정 기준은 ‘당선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일단 반트럼프 의원들에게도 보호막을 쳤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흔들기가 본격화할 경우 매코널 원내대표의 정치 운명도 기로에 놓일 공산이 크다는 게 그의 한계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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