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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떠난 '재즈 거장'...칙 코리아 "내 음악과 함께한 이들에 감사" 마지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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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떠난 '재즈 거장'...칙 코리아 "내 음악과 함께한 이들에 감사" 마지막 메시지

입력
2021.02.12 15:47
수정
2021.02.14 18:40
N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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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미국시간) 코리아 측 발표
희귀암 투병하다 지난 9일 별세

미국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 생전 모습.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미국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 생전 모습.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허비 핸콕, 키스 자렛과 미국 3대 재즈 피아니스트로 손꼽혔던 칙 코리아가 별세했다고 유족 측이 11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밝혔다. 향년 80세.

최근 희귀암 진단을 받은 칙 코리아는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 탬파베이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직감한 걸까. 그는 지인과 팬들에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마지막 메시지에서 그는 "내 음악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도록 내 음악 여정에 함께 한 모든 이들께 감사하다"며 "어디서든 창작의 기쁨을 주는 게 내 소명이었고, 그게 내 삶을 풍족하게 했다"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함께 음악을 한 친구들은 내게 가족과도 같다"라며 "그들과 음악을 하고 그들로부터 음악을 배운 것은 축복이자 영광이었다"고 감사 인사도 보탰다.

칙 코리아가 낸 앨범 '올 블루스'와 '트리올로지 2'는 내달 14일 열릴 미국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즉흥 재즈 솔로' 부문 후보에 오른 터라, AP 등 외신은 사후 수상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그래미에서 23회 수상했고, 65회 후보에 올라 시상식 63년 역사에 네 번째로 많은 노미네이트(후보 지명) 기록을 갖고 있다.

칙 코리아는 미국 재즈의 산 역사였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 영향으로 네 살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줄리아드 음대를 중퇴하며 정규 교육 과정엔 적응하지 못했으나, 무대에선 '명장'이었다. 1960년 초엔 블루 미첼, 허비맨, 스탠 게츠 등과 연주했고, 1968년 핸콕 대신 마일스 데이비스 그룹에 합류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의 피아노 선율은 데이비스의 명작 중 하나인 '인 어 사일런트 웨이'와 '비치스 브루'(1969)에도 실렸다.

데이비스 그룹에서 나와 홀로서기에 나선 칙 코리아는 라틴 음악을 재즈와 접목, 1970년대 그룹 리턴 투 포에버를 결성해 인기를 누렸다. 키보드의 감미로운 연주로 스페인 특유의 플라멩코 느낌을 살린 '스페인'은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곡이다. 1980년대 들어선 칙코리아 일렉트릭 밴드를 결성하고 이후 어쿠스틱 밴드를 꾸리는 등 클래식과 전자 음악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에서 창작 활동을 폈다.

칙 코리아는 지난해 연주 실황을 묶은 앨범 '플레이스'를 냈다. 50년 넘게 왕성하게 활동한 재즈 거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동료 음악인들도 잇따라 애도를 표했다. 영국 팝 스타인 샘 스미스는 "2년 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 영광스럽게도 칙 코리아를 봤고, 여태 본 가장 매혹적인 공연 중 하나였다"며 "그는 진정으로 음악을 공유하는 사람이었다. 이 얼마나 큰 손실인가"며 안타까워했다. 드러머이자 가수인 쉴라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의 음악은 내 삶을 바꿨다"며 "당신의 음악과 찬란했던 그 영혼은 영원할 것"이라고, 래퍼인 큐 트립은 " '리턴 투 포에버의 음악은 랩 샘플의 화석 연료'라고 불렸고, 그는 역대 가장 이지적인 피아니스트였다"고 글을 각각 올려 고인을 기렸다.

출생이 한국과는 전혀 상관 없지만 '코리아(Corea)'란 이름으로 부쩍 친근한 그는 1994년 팔러먼트 슈퍼밴드로 처음 방한한 뒤 2018년에 홀로 한국을 찾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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