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미안해요" "죄송하다"
법원 "범행 참혹·사안 중대" 영장 발부
경찰, 아동학대 외에 살인죄 적용 검토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가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임명수 기자
여동생의 열 살 딸을 맡아 보육하는 과정에서 폭행과 물고문 등으로 숨지게 한 이모 A씨와 이모부 B씨가 구속수감됐다.
이명철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열린 A씨 부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자신이 보호하던 나이 어린 조카를 비정상적 방법으로 학대하는 과정에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범행으로 그 결과가 참혹하며 범행 방법 등에 비춰볼 때 사안이 매우 중대할뿐 아니라 피의자들 진술내용과 현재까지의 수사정도에 비춰 보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도주 염려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두 사람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지만,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검은색 모자를 쓰고 영장심사에 출석한 A씨는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미안해요”라고 짧게 말했다. 검은색 모자와 흰색 점퍼를 눌러 쓴 B씨도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지난 8일 오전 조카인 C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와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리고 욕조에 머리를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C양이 숨을 쉬지 않자 같은 날 낮 12시 35분쯤 119에 신고하면서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고 거짓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C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병원 의료진이 C양의 온 몸에 난 멍을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 아동학대 사실이 드러났다. A씨 부부는 경찰조사에서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가 뒤늦게 폭행과 물을 이용한 학대 등을 털어놨다.
A씨 부부의 친자녀 3명 중 막내(2)는 태어난 후 100일 때부터 B씨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으며, 12세와 5세 자녀 2명은 C양 사망 당일 A씨 언니 집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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