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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잃어버린 냥이를 미국서 만나게 된 주한미군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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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잃어버린 냥이를 미국서 만나게 된 주한미군의 사연

입력
2021.0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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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생각했던 반려동물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반려인들에겐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 일겁니다. 하지만 부주의든, 사고든 어떤 이유로 반려동물과 의도치 않은 이별을 하는 일들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내 품을 떠나간 반려동물을 다시 만나게 되는 건 정말 ‘기적’이라고 표현해야 할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그런 기적을 경험한 집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돌아간 주한 미군 '데빈 레인'과 그의 아내' 베네비스'인데요. 더 신기한 것은 한국서 잃어버린 고양이를 7천 마일(약 11,200km)이나 떨어진 미국 조지아 주에서 다시 만났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한국서 잃어버린 집사를 미국에 가서 다시 만나게 된 삼색냥 '콜리플라워'. WSAV 뉴스 캡처

한국서 잃어버린 집사를 미국에 가서 다시 만나게 된 삼색냥 '콜리플라워'. WSAV 뉴스 캡처


레인과 베네비스는 한국에서 만나 결혼한 커플입니다.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에서 근무하는 레인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베네비스를 만나 결혼했는데요. 이 부부는 2017년 페이스북을 통해서 귀여운 삼색냥이를 만나게 되었고 입양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입양 당시 생후 2~3살 정도 된 삼색냥이에게 이 부부는 ‘콜리플라워(이하 콜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죠.

한국에서 냥집사의 삶을 시작한 레인과 베네비스. 하지만 레인이 미국 조지아주 포트 스튜어트 기지로 발령이 나면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냥집사 부부가 콜리와 함께 가기 위해서는 미국 입국 30일 전에 광견병 예방 접종을 포함해 총 3번의 접종을 마쳐야 했고, 건강 증명서와 반입 증명서를 받아야만 했죠.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습니다. 복귀 준비를 하는 레인은 너무 바빴고, 베네시스의 한국 비자는 약 2주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레인과 베네시스는 콜리를 약 2달간 맡아줄 사람을 SNS를 통해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다행히도 한 달 전쯤 한국에 들어온 가족을 찾았는데요. 이 가족은 미국에 반려묘를 두고 와 고양이가 굉장히 그리운 상황이었죠. 그렇게 콜리를 맡기고 일주일 뒤 베네비스는 먼저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비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베네비스는 콜리와 레인보다 먼저 미국으로 향했다. WSAV 뉴스 캡처

비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베네비스는 콜리와 레인보다 먼저 미국으로 향했다. WSAV 뉴스 캡처


시간이 흘러 복귀 준비를 마친 레인과 콜리는 10월 30일 9시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는데요. 부대에서 바로 공항으로 오는 레인은 친구에게 콜리를 데리고 와줄 것을 부탁했죠. 그렇게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레인과 콜리. 그러나 공항에 도착한 레인의 친구가 차 트렁크를 여는 순간, 콜리는 낯선 환경에 겁을 먹었는지 차를 뛰쳐나가 버렸고 그 뒤로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콜리를 찾기 위해 레인은 비행기 시간까지 바꿨지만, 결국 콜리를 찾을 수는 없었죠. 복귀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틀 뒤 미국으로 돌아간 레인은 베네비스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베네비스는 그 때 당시 ‘영혼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는데요.

그래도 이 부부는 콜리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 배우자 페이스북에 콜리의 실종 게시글을 올리고 포상금을 500달러(약 56만 원)에서 1500달러(약 168만 원)로 올렸습니다. 이후 콜리를 보았다는 제보가 여러 번 들어왔지만 아쉽게도 콜리는 아니었죠.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게 된 베네비스와 콜리. WSAV 뉴스 캡처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게 된 베네비스와 콜리. WSAV 뉴스 캡처


그렇게 두 달이 흐른 뒤, 레인과 베네비스에게 콜리를 평택 미군기지 근처에서 발견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흐릿한 사진이었지만 베네비스는 콜리임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죠. 레인과 베네비스는 콜리를 미국으로 데려올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는데요. 다행히도 그 동안 콜리를 임시 보호했던 가족이 다시 콜리를 돌봐주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부부는 콜리를 미국으로 데리고 와줄 사람을 수소문했는데요. 다행히도 미국으로 복귀하는 군인이 콜리의 이동을 돕겠다고 나섰고, 지난 1월 9일 콜리는 무사히 레인과 베네비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콜리는 미국집에서 캣타워가 있는 공간을 가장 좋아한다. WSAV 뉴스 캡처

콜리는 미국집에서 캣타워가 있는 공간을 가장 좋아한다. WSAV 뉴스 캡처


한동안 떨어져있었지만 콜리는 레인과 베네비스를 기억이라도 하듯이 금방 미국 집에 적응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캣타워를 떠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반려묘를 잃어버린 레인과 베네비스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또 가족을 잃어버린 콜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픈데요. 많은 이들의 도움 끝에 기적처럼 다시 만난 콜리와 냥집사 부부가 다시는 헤어짐 없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이승재 동그람이 에디터 dack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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