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최고...분양 경쟁률 2,100대 1까지 나와
기타지역 공급 과열 부추긴다는 지적도
기타지역 공급비율 축소·폐지 등 제도 개선 건의
세종시에서 아파트 값이 4년 만에 2배 넘게 상승하고, 최근 분양한 아파트 경쟁률이 2,100대 1까지 기록하는 등 ‘아파트 광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세종시는 갈수록 과열되는 아파트 시장을 진정시키고, 지역 거주자를 중심의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에 청약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10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017년 1월 979만원에서 올해 1월 2,002만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 단가 상승률(42.7%)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1단지(퍼스트 프라임)’ 전용면적 84㎡는 2017년 1월 3억3,800만원(11층)에 팔렸지만, 올해 1월에는 2.4배인 8억원(10층)에 매매됐다.
세종시에선 2017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4년 간 아파트 평균 전셋값 상승률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세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2017년 1월 654만9,000원에서 올해 1월 932만7,000원으로 42.4% 올랐다.
세종시 ‘아파트 광풍’ 현상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 경쟁률에서도 확인된다. 세종시에선 지난 2일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6-3생활권 H2.H3블록 아파트(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아) 일반공급(1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금호건설·신동아건설·HMG파트너스가 공동 건설하는 이 아파트는 전체 1,350가구 가운데 958가구(71.0%)가 신도시로 이전하는 정부부처 무주택 공무원과 신혼부부·장애인 등에게 우선 배정됐고, 나머지 392가구(29.0%)만 일반 공급 물량이다.
청약 결과 신청자는 7만1,464명에 달했고, 전체 평균 경쟁률은 세종시 사상 가장 높은 182.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일까지 전국 분양 아파트 44개 단지 가운데 단지 전체 기준 경쟁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H2블록의 경우 일반분양하는 218가구에 4만8,266명이 몰려 평균 22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배정물량이 13가구에 불과한 전용면적 90㎡ A형 기타지역(세종시 이외 지역 주민)의 최종 경쟁률은 2,099대 1을 기록했다.
세종시는 갈수록 과열되는 아파트 분양 시장을 진정시키고 지역 내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의 주택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신도시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우선 공급비율을 확대하고, 기타지역 공급비율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및 행정도시건설청 고시 개정을 요청했다.
세종시 내 주택청약은 국토부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건설청의 고시 등에 따라 2016년 7월부터 지역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지만, 공급 세대수의 50%는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1년 이상 세종시에 계속 거주한 자가 우선하고, 나머지는 세종시 1년 미만 거주자 및 전국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인근 지역으로부터 인구 유입을 자극하고, 주택건설 지역 내 무주택 서민의 주택 마련 기회를 제한하는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 더욱이 세종에선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비율이 높은 데다 최근 민영주택에서도 생애최초 특별공급 배정이 추가되면서 일반공급 비율이 축소돼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아 아파트의 기타지역 청약경쟁률이 최고 2,099대 1을 기록하는 등 기타지역 공급이 부동산 과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해당지역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우선공급 비율이 확대되면 지역 내 주택 실수요자인 무주택 시민의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세종시로 전입하는 인구도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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