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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텅텅... 코로나에 설 대목도 없는 애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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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텅텅... 코로나에 설 대목도 없는 애견 호텔

입력
2021.0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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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수만 노렸는데... 업주들 한숨
정원 넘치던 지난 설에 비해 한산해
전문가 "여행업 준하는 지원 있어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김석준(51)씨의 애견 호텔이 맡겨진 반려견 없이 한산하다. 박지영 기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김석준(51)씨의 애견 호텔이 맡겨진 반려견 없이 한산하다. 박지영 기자

"명절이면 호텔 정원이 다 찼는데, 이번 설에는 강아지 두 마리뿐이네요."

애견 호텔의 '믿을 구석'이던 명절 특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라지면서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설 연휴에도 유지돼 고향 방문을 위해 반려견을 맡기던 손님이 줄어든 탓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애견 호텔을 운영 중인 김석준(51)씨는 12일 "2019년 설에는 너무 바빠서 잠도 가게에서 잘 정도였는데 올해는 예약 문의조차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 명절은 애견 호텔 업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극성수기다. 휴가철에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반려동물을 맡기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호텔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지만, 명절에는 대다수 국민이 이동해 호텔 이용을 원하는 이들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설 사정은 다르다. 한국일보가 서울시내 애견호텔 20곳에 문의한 결과 18곳에서 "예년보다 설 연휴 예약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관악구에서 애견호텔을 운영하는 이모(29)씨는 "원래 명절엔 손님들 연락이 쇄도했고 자리가 없어서 못 받는게 정상이었다"면서도 "이번 설에는 정원인 12마리 중 7마리만 겨우 예약됐다"고 토로했다.

반려견 호텔.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 호텔.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애견 호텔을 애용하던 다수의 고객들은 올해는 명절 내내 반려견과 집에서 함께 지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원 김모(24)씨는 "명절이면 애견 호텔에 강아지를 맡기고 할머니댁에 다녀왔다"면서도 "코로나19로 1년째 집에만 있어,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직접 반려견을 돌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원 최모(26)씨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지인들이 많아서 반려동물을 맡기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반려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소식이 최근 들려온 것도 애견 호텔을 찾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반려견을 키우는 조모(26)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사례가 있다는 뉴스를 접한 뒤로는 동물 밀집공간인 호텔은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방역과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으지만, 손님을 다시 끌어모으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예약 감소는 애견 호텔 업주들에게 치명적인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석준씨는 "최소한 하루에 6마리는 와야 적자는 면한다"며 "최근엔 2마리 정도밖에 없어서, 운영할수록 적자"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김씨에게 생긴 빚은 2,000만원에 달한다. 대출마저도 한계가 있어 최근엔 월세가 싼 지하 공간으로 호텔을 옮기려고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애견 호텔도 여행업과 같은 선상에 두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애견 호텔은 사업 특성상 여행업과 맥을 같이 한다"며 "이에 준하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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