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등장한 오디오 기반 SNS
관심사 따라 자유롭게 대화 오가
명절 증후군 성토 기대감도 높아
최근 음성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5인 이상이 모이지 못하는 설 연휴의 '대안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오디오 서비스만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연령대와 계층을 가릴 것 없이 모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가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음성 중심의 플랫폼이다. 텍스트 없이 오직 목소리로만 대화를 하게 만들어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사용자가 600만명에 달했다. 국내에선 지난 1일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클럽하우스에 등장한 이후로 2주 남짓 동안 급격하게 이용자가 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사용자에 의해 '초대장'을 받아 가입하고 나면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대화방에 참여할 수 있다. 여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서 각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오픈 대화방이 있고, 지인 단위의 비밀 대화방까지 만들 수 있어 메신저 앱처럼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즉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특징 탓에 이번 비대면 설 연휴에 클럽하우스를 소통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이용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클럽하우스 이용자인 A(25)씨는 "가족, 친구들과 도란도란 떠들며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데,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소통하자니 화질이나 연결상태가 불량일 때가 많았다"며 "새로운 앱을 알게 된 만큼 연휴에 활용할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프로필 사진 하나만 띄워놓으면 대화준비가 끝난다는 점도 설 연휴 가족 소통 수단으로 쓰이기 좋은 이유다. 서비스 이용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 중장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를 1주일째 이용하고 있다는 박모(22)씨는 "60대 후반인 할머니와는 그동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할 엄두를 못 냈다"며 "설 연휴에 클럽하우스로 할머니와의 소통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럽하우스를 통하면 가족뿐 아니라 집에 혼자 머무르는 사람들이 대화 상대를 찾아 나서는 일도 가능하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취미, 관심사, 직업 등 다양한 주제로 모였다가 흩어졌다를 활발하게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용자 임모(33)씨는 "설 연휴에 가족을 보러 가지 못하고 혼자 집에 박혀 있을 예정이라 클럽하우스로 외로움을 떨쳐내고 있다"며 "방 개설 예약 기능을 활용해 연휴 내내 잔뜩 예약등록을 해뒀다"고 말했다.
설날을 맞이한 만큼 명절 증후군을 겪는 이들의 성토대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용자 김모(38)씨는 "평소 클럽하우스에서 육아에 대한 고충을 많이 나눴는데, 명절 시즌이다보니 시댁에 대한 어려움도 대화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며 "고충을 나눌 존재가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클럽하우스의 등장과 활용 규모가 앞으로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아직 초기라서 콘텐츠의 창의성이 어디까지 갈 지 가늠할 수 없다"면서도 "클럽하우스는 다른 SNS에 비해서 콘텐츠 제작 비용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는 이용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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