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 범인, 징역 1년6월 선고... 법정구속

1심 법원, 피고인의 '조현병 탓' 주장 기각
"방어적 행동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5월 발생한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의 범인 이모(33)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9일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뒤, 곧바로 법정구속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안증세 등 정신적 문제를 앓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씨 측의 ‘범행 당시 조현병 등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행인들과 눈을 마주치면 그들이 자신을 적대하고 해를 끼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방어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하지만,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방어적 행동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동종 전력이 여러 차례 있고, 피고인이 사람을 마주치는 게 불안하다면 별 용건 없이 행인이 많은 장소를 일부러 다닐 이유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작년 5월 26일 오후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일면식도 없던 30대 여성의 얼굴을 가격, 상처를 입힌 뒤 도주했다가 일주일 만에 체포돼 불구속 기소됐다. 같은 해 2~4월 행인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눈을 마주쳤다는 이유로 때릴 듯 위협하는 행위를 한 사실도 드러나 추가 기소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