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허훈·인삼공사 이재도 등
볼 배급 너머 해결사 노릇까지
삼성은 김시래 효과로 6강 바라봐
남자프로농구가 5라운드에 접어들며 순위권 다툼이 본격화되면서 포인트가드가 빛을 발하고 있다. 본연의 임무인 볼 배급뿐만 아니라 위기 때마다 득점력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를 주도하고 있다.
9일 KBL에 따르면 서울 삼성은 이달 들어 ‘김시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창원 LG에서 이적한 김시래가 뛴 최근 2경기에서 팀 평균 어시스트, 속공은 기존보다 각각 4.2개, 2.1개 늘어난 데다, 필드골 성공률은 2.8% 높아졌다. 아이제아 힉스, 김준일 등 포스트에 볼 연결이 이뤄지고, 임동섭 장민국 등에까지 슛 기회가 돌아가는 등 공격력이 극대화돼 6강 진입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삼성처럼 현재 플레이오프 기준인 6강에 올라가 있는 팀들 모두 든든한 포인트가드를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시스트 부문 5위를 보더라도, 김시래를 제외한 선수들 모두 6강 팀 소속 포인트가드들이다.
이들 활약은 팀의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그 막바지로 가면서 공격력에 기복이 생긴 외국인을 대신해 해결사 노릇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KT 허훈이 대표적이다. 국내 선수 중 어시스트 1위(7.5개)에, 득점1위(15.3점)를 각각 기록중이다. 특히 평균득점이 라운드(3라운드 16.7점→4라운드 17.8점)가 거듭될수록 높아졌고, 팀도 9위에서 6위까지 올라갔다.
이재도에 대한 안양 KGC인삼공사의 의존도 비슷하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한 지난달 이후 이재도가 시즌 평균득점(13.2점)을 넘긴 경기에서는 팀 패배를 볼 수가 없다. 허훈과 맞붙은 5일 KT전에서도 위기 때마다 3점슛을 쏘며 팀을 이끈 끝에, 더블더블(19점 14어시스트) 기록과 함께 승리로 마감했다.
1위 팀 전주 KCC에겐 유현준이 소중하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드는 이정현이 발목 부상을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어 그 만큼 거는 기대가 높다. 최근 연패(이달 4, 6일 경기)도 유현준이 평균득점(6.2점)도 못 올린 부진한 경기를 펼친 게 한 원인이다.
국내 최고 공격형 포인트가드 김선형을 보유한 SK는 이런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김선형이 1월 5일 KGC인삼공사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후 이달 6일까지 결장하면서 중위권으로 치고 오를 기회를 놓쳤다. 이 기간 팀 평균득점은 3.2점, 속공은 0.8개나 각각 줄어든 반면 팀 실책은 1.7개나 늘었다.
김도수 SPOTV 해설위원은 “현대농구가 볼 핸들러에게서 공격이 시작되는 전술이 많아지다 보니, 포인트가드가 어시스트만 잘하는 정통적인 스타일보다는 득점력까지 지닌 공격형으로 진화했다”며 “시즌 막바지에 이를수록 실력이 노출된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팀보다 볼 핸들러를 이용한 다양한 전략, 전술을 펴는 팀이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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