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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협력사 직원 끼임 사망, 故 김용균 사고와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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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항제철소 협력사 직원 끼임 사망, 故 김용균 사고와 판박이

입력
2021.02.08 19:00
수정
2021.02.08 20: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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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벨트 롤러 점검 중 크레인 움직여
운전실과 무전으로만 연락...작동 원인 수사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협력사 직원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사고는 3년 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故) 김용균씨가 끼임으로 사망한 사고처럼 멈춰야 할 기계가 움직여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철소 원료인 철광석을 운반하는 언로더(크레인)는 폭 2m 이상의 거대 설비인데다 이를 조작하는 운전실과 거리가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현장 근로자들은 무전기에만 의지한 채 정비 작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경찰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협력사 소속 A(35)씨는 이날 오전 9시40분쯤 동료 6명과 포항제철소내 철광석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의 롤러를 점검하던 중 멈춰야 할 설비가 작동하면서 끼임 사고를 당했다. 그는 쇳덩이로 된 롤러가 망가지면 교체작업을 하는 포스코 외주업체 J사 소속으로, 사고 당시 동료와 롤러 상태를 살펴보던 중이었다. 하지만 멈춰 있어야 할 언로더가 움직였고, A씨는 철광석을 실은 언로더와 컨베이어 벨트 바닥 사이의 틈에 끼였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씨가 현장에서 살펴보던 컨베이어 벨트 위 언로더는 원료부두에서 철광석을 하역하는 설비이자 폭 2m가 넘는 거대 장비다. 철광석을 실은 언로더를 밀어 내는 롤러도 쇳덩이로 돼 있어 교체는 물론 점검 때도 멈춰 세워야 한다.

하지만 A씨가 사고를 당한 언로더와 장치를 조작하는 운전실은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위치해 있었고, 현장 상황을 모니터로 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직원들은 무전기로 연락해 설비를 멈추거나 작동시켰다.

포항제철소 한 직원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근로자 사망사고와 판박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당시 언로더가 왜 작동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근로자였던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초당 5m의 속도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낙탄을 치우다가 설비에 끼여 숨졌다. 이처럼 기계설비에 끼여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는 해마다 100건 이상 발생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13명, 2019년에는 106명이 사망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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