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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표 디지털화폐 나오면 비트코인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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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표 디지털화폐 나오면 비트코인은 어떻게 될까?

입력
2021.02.08 20:00
수정
2021.02.09 10: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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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CBDC 법적 쟁점 담은 용역 보고서 발간
한은법 개정, 기술적 보완 장치 등 필요 제언
암호화폐 가격 영향엔 긍정·부정 전망 엇갈려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미지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미지

#. 중앙은행(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CBDC)를 이용해 범죄가 발생했을 때 이를 법정화폐로 보고 압류하거나 강제 몰수할 수 있다. CBDC를 가진 사람이 현금으로 교환을 원할 경우 중앙은행은 이를 직접, 또는 시중은행을 통해 언제든 바꿔줘야 한다.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했을 경우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될지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법 개정, 기술적 장치 보완 등이 필요하지만 한은의 CBDC 도입 작업이 점차 구체화돼가는 모습이다.

"한은이 발행한 CBDC만 '화폐'로 인정될 것... 법률 개정 따라야"

한국은행은 지난해 7~12월 외부 연구용역을 의뢰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연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연구를 맡은 정순섭·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종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BDC는 법화(법정통화)제도의 자연스러운 발전과정의 산물"이라며 "핀테크가 발전하면서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의 변화가 불가피해졌고, 비현금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화폐 공급을 위한 새로운 경로가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CBDC는 디지털 화폐지만,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는 달리 현금과 동일한 위상을 가진다. 발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화'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CBDC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유통되면서 불법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법뿐 아니라 민·형법 개정까지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이용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현금 사용권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아울러 CBDC 위변조, 부정취득 등 금융범죄 연루 시 중개인(한은)이 이를 압류하거나 몰수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2월 한은이 CBDC 전담 조직을 출범시킨 이후, CBDC와 관련한 국내 법체계를 처음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은의 CBDC 도입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 중앙은행들은 이미 CBDC 연구에 한창이다. 가장 먼저 앞서나가고 있는 중국은 2019년 7월 CDBC 발행을 공식 발표했으며, 스웨덴은 지난해 유럽 최초로 CBDC 테스트에 돌입했다. 미국은 이번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디지털 달러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중앙은행 중 86%는 현재 CBDC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가량은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CBDC 발행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CBDC 발행은 비트코인 가격을 띄울까, 잠재울까

현금과 CBDC, 암호화폐 차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현금과 CBDC, 암호화폐 차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세계 각국의 CBDC 발행이 첫발을 떼면서 탄생 배경이 비슷한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암호화폐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에선 CBDC가 나오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부가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CBDC 발행 소식은 암호화폐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며 비트코인 가격을 3배나 띄웠다. 올해도 전망은 밝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지난해 개발자 행사에서 "2021년에는 CBDC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를 중심으로 국제 금융 질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CBDC 등장과 함께 민간 암호화폐는 사양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에는 '디지털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는데, CBDC가 현실화한 뒤에는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회의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CBDC는 쓸모없는 암호화폐를 대체하며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 중앙은행이 CBDC 도입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만약 CBDC가 준비되는 동안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들이 먼저 시장에 정착해 기반을 닦는다면, CBDC가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은 민간 부문과 협력해 CBDC의 신뢰성과 보안, 기능성을 빠르게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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