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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누가 김진숙이 졌다 하나...걸어오는 저 봄의 기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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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누가 김진숙이 졌다 하나...걸어오는 저 봄의 기운 보라"

입력
2021.02.08 13:30
수정
2021.02.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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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째 단식 농성 끝마친 송경동 시인
"김진숙 복직, 국가폭력·자본폭력 바로잡는 것
한진중공업 실제 주인인 산은·정부가 답해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 등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송경동 시인이 5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문제 해결을 요구하다 연행 중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희망버스 제공 뉴스1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 등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송경동 시인이 5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문제 해결을 요구하다 연행 중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희망버스 제공 뉴스1

36년째 한진중공업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모인 '리멤버 희망버스기획단'의 송경동 시인이 6일 단식을 끝마쳤다.

47일째 이어진 단식 때문에 결국 실신을 했고 병원에 실려가는 그를 향해 지인들이 단식 중단을 간곡히 호소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단식하던 농성자들도 김 지도위원의 요청으로 7일 단식을 마무리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송 시인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김 지도위원을 복직시킬 수 있는) 한진중공업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장이고 그 국책 은행을 관리하고 있는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답변을 내달라는 것인데 어떠한 답도 듣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송 시인을 비롯한 '리멤버 희망버스기획단' 인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 왔다.

송 시인은 특히 5일 송경용 신부, 김호규 금속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박병석 국회의장을 면담해 중재 요청을 하는 자리에서 교섭을 이끌어내기 위해 비서실 농성을 택했다. 이후 국회 경호처가 방문 가능 시한인 오후 11시 이후 퇴거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송 시인이 실신해 병원에 실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의료진과 노순택 사진작가 등 그의 곁을 지킨 이들이 설득한 끝에 송 시인은 단식을 중단했다.

송 시인은 "1월 19일 정세균 국무총리, 22일 정부여당 대표이신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원만한 해결을 요청했는데 해결이 안 됐다"면서 "정부와 청와대의 미온적 태도 때문에 국회의 역할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숙 지도위원 '도보 행진'에 700명 동참


'복직 기원 희망뚜벅 행진' 마지막날인 7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복직 기원 희망뚜벅 행진' 마지막날인 7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981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1986년 열악한 노동 환경과 어용 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 150장을 제작, 배포했다가 경찰에 고문을 당했다. 사측은 이 기간 무단결근했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기획단 등 시민사회단체는 현재 김 지도위원의 복직과 해당 해고 기간의 임금, 퇴직금 등 비용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며 복직 대신 재입사와 위로금 형태를 권유하고 있다.

송경동 시인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명백한 국가폭력에 의한 부당해고"를 당했다면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도 두 번에 걸쳐 권고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부산시의회가 복직 권고안을 냈고, 국가인권위원장께서도 조속히 해결돼야 할 국가폭력 문제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진중공업이 주주 없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마땅히 김 지도위원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도위원은 60세 정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부산 호포역에서 행진을 시작해 7일 단식 연대자들이 있는 청와대 앞까지 다다랐다. 최초 행진은 3명으로 출발했지만 행진 마지막 날 동참한 인원은 700여명에 이르렀다.

송 시인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김진숙이 졌다 하는가. 누가 희망버스가 졌다고 하는가. 알량한 정부와 산업은행의 말도 안 되는 모욕적인 안을 우습게 걷어차버리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저 이를 보라. 그와 함께 걸어오는 저 시대의 신선한 봄의 기운을 보라"고 적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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