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광주와 서울서 정기연주회 여는 현악사중주단 '아벨콰르텟'
'안단테 칸타빌레(Andante Cantabile)'. 이탈리아어로 '노래하듯 천천히'라는 뜻이다. 현악사중주단 '아벨콰르텟'은 2021년을 그렇게 한발자국씩, 희망을 담아 걸어나가기로 했다. 최근 한국일보 사옥에서 만난 '아벨콰르텟' 멤버 윤은솔(34ㆍ바이올린), 박수현(32ㆍ바이올린), 문서현(24ㆍ비올라), 조형준(34ㆍ첼로)은 "코로나19 때문에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고 잠깐 멈춰야 할 때도 있겠지만,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이왕이면 좋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노래하듯 나아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아벨콰르텟'은 18일 광주 유ㆍ스퀘어문화관,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이름의 네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2013년 결성된 '아벨콰르텟'은 재작년 코로나19 만큼이나 큰 위기를 겪었다. 처음 팀을 만들 때 구심점 역할을 했던 비올리스트 김세준이 개인 사정으로 콰르텟을 떠나게 된 것. 오랜시간 합을 맞춰왔던 연주자의 공백은 컸다. 남은 3명이 "이대로 활동을 그만둬야 하나"하고 고민할 정도였다. 다행히 지난해 초 막내 문서현이 합류하면서 '아벨콰르텟'의 새 삶이 시작됐다. 문서현은 "관객으로 만났던 '아벨콰르텟'은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소리가 기억에 남는 현악사중주단"이라며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팀이어서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달 공연의 첫곡인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2번은 '아벨콰르텟'의 새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존 멤버들과 만난 문서현이 처음으로 합주한 작품이기도 하다. 조형준은 "단악장의 짧은 곡이지만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어마어마하다"면서 "지금까지 주로 고전시대 작품을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낭만주의 색깔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펼쳐지는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 6번은 작곡가의 슬픔과 격정이 "제한 없이 드러나는" 곡이다. 멘델스존이 사랑하는 누나의 죽음을 접한 직후 쓴 곡으로 알려져 있다. 윤은솔은 "다른 팀원들이 이 곡을 공연해보자고 계속 제안했는데 지금까지 자신이 없어서 미루고만 있다가 최근 어떤 계기를 통해 연주할 힘을 얻었다"며 "마음의 준비가 됐기에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은 실내악 명작으로 꼽히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악사중주 1번이다.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제목이 붙은 2악장이 특히 유명한데, 이번 공연의 이름과 같다. 박수현은 이 곡을 두고 "따뜻하고 달콤한 유럽 크리스마스의 향기가 난다"고 표현했다. 박수현은 "차이코프스키는 아무런 음악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듣기만 하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썼는데, 현악사중주 1번에도 그런 철학이 잘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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