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주인은 91세 퇴역 해군 기상예보관

91세 퇴역 해군 기상예보관인 폴 그리셤이 53년 만에 되찾은 지갑 속 해군신분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샌디에이고=AP 연합뉴스
남극에서 잃어버린 지갑이 53년 만에 주인에게 되돌아왔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폴 그리셤은 53년 전 남극 연구기지에서 잃어버렸던 지갑을 최근 우편물로 받았다. 그리셤은 1967년 미 해군 기상학자로 남극 기지에 파견돼 13개월간 일했다. 당시 두 아이를 둔 30대 가장이었던 그는 어느새 91세 노인이 돼 있었다.
53년에 돌아온 지갑 안에는 해군신분증과 운전면허증, 화생방 공격 시 대응 요령을 담은 지침 카드, 맥주 배급 카드, 세금원천징수 명세서, 아내에게 보낸 우편환 영수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 지갑은 2014년 남극 로스아일랜드의 맥머도 기지에서 건물 철거 작업을 하던 중 사물함 뒤편에서 발견됐다. 기지 관계자는 그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가 과거 자신과 함께 일했던 스티븐 디카토에게 보냈다. 디카토가 퇴역 군인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의 도움으로 해군 신분증명 팔찌를 주인에게 돌려줬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디카토는 다시 비영리단체에 연락했고, 그 단체 관계자는 해군 기상협회를 통해서 그리셤을 찾았다. 그리셤의 지갑과 함께 발견된 또 다른 지갑도 2016년 사망한 주인의 가족에게로 되돌아갔다.
그리셤은 “지갑을 받고서 깜짝 놀랐다”며 지갑 주인을 찾기 위해 애쓴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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