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가시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잃었다. 너무 아팠다. 일에 집중할 수도 없었고 신경까지 예민해져서 짜증이 일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에 오는 사람들은 다들 가시 하나씩 박혀 있는 이들이다. 외모에 대한 불만, 어깨 통증, 도무지 빠지지 않는 살, 말 그대로 24시간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가시를 뽑고 싶은 이들이다.
사업 초창기엔 흔히 말하는 '진상 고객', '까칠한 고객'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다. 그들이 그렇게 예민하게 행동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그들은 가시 때문에 괴로웠던 것이다. 족집게로 가시를 뽑아내고 나면 어김없이 사람이 달라졌다. 이를테면, 통증 때문에 오는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갈수록 성격이 유순해진다. 처음에는 샵에 계속 오다보니 정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눈만 뜨면 어깨통증과 목통증이 괴롭히는데, 성격이 예민해지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 그렇다. 몸이 바뀌면서 성격마저 달라지는 걸 너무도 자주 봤다.
중학생 딸과 함께 방문한 손님이 있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그 아이는 엄마와 사이가 너무 안좋아 보였다. 그런데 아이에게도 가시가 있었다. 핸드폰도 많이 보고 틀어진 자세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다 보니 어깨에 통증이 박힌 것이었다. 엄마 말은 듣기 싫지만 아픈 건 싫었던지 샵을 방문했다. 얼마 뒤 엄마에게서 "아이가 많이 온순해졌어요. 너무 감사해요"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사춘기라는,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에 몸과 마음이 안정되니 성격이 온순해지는 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밥 먹을 때 밥상에 팔꿈치 올리지 마라", "공부할 땐 허리를 펴고 앉아라" 하는 잔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옛 어른들은 알았던 것이다. 올바른 자세에서 건강한 몸이 만들어지고, 몸이 건강해야 올바른 예절과 태도가 배어나오고 반듯한 생각이 빚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골프도 그렇다. 제 실력이 나오기 위해서는 정확한 발의 위치와 허리의 힘 그리고 그 힘을 이용한 팔의 스윙이 자연스럽게 연계되어야 한다. 자세가 곧 실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는 올바른 정신을 중요시한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하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정신을 건강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와 더불어 건강한 몸과 반듯한 자세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 구부정한 어깨에서 당당함과 자신감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올바른 정신을 위해 당당하게 어깨를 펴는 자세부터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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