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복도에 식용유 뿌리고 남의 택배 뜯어논 초등생들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복도에 출입 금지 표시가 붙어있고(왼쪽) 바닥에 밀가루가 뿌려져 있다. 온라인 캡처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들이 복도와 현관문 등에 식용유를 뿌리고 다른 사람의 택배를 뜯어놓는 등 난동을 피워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6일 경찰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난리났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초등학생 3명이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택배 포장을 뜯고 다 던져놨다"며 "선물로 온 식용유, 밀가루, 로션 등도 다 뿌려놓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주민 한 분은 식용유를 밟고 넘어졌고 (현관문) 도어락에 로션을 발라 고장난 집만 5, 6곳"이라며 "경찰차 6대가 왔고 CC(폐쇄회로)TV 영상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쓴이는 이 글을 삭제한 상태이다.

경찰 조사 결과 난동을 피운 초등생 3명은 해당 아파트 거주자로, 1명은 10세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10세 미만은 '범법소년'에 해당돼 형사 처벌과 보호 처분 모두 받지 않는다.

다른 2명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여서 형사 입건되지 않고 보호 관찰이나 사회봉사 명령 등 보호 처분만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정대리인이자 보호자에게 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초등생 3명의 부모는 경찰에서 피해를 변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