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수면 효율이 크게 낮아져 잠자는 수면 시간이 줄면서 불면증으로 악화한다는 대규모 연구로 확인됐다. 노화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 문제는 여성에게 두드러졌다.
우리 몸은 노화를 겪으며 젊을 때보다 수면의 효율이 떨어지는데, 노인 연령에서 그 정도가 심하면 ‘노인 수면 장애’라고 한다. 대표적인 노인 수면 장애의 증상은 불면증ㆍ수면 시간 감소ㆍ주간 졸림ㆍ수면 질 저하ㆍ수면 주기 지연 등이다.
수면이 만성적으로 부족해지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수면 장애는 방치하면 뇌졸중ㆍ심장병 등 다양한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치료 여부를 정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노화에 따른 ‘자연적인 수면 질 저하’와 질환 범주에 속하는 ‘수면 장애’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제1저자: 서승완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한국 고령층의 수면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해 치료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무작위 추출된 정신장애나 신경 질환이 없는 60세 이상 한국 노인 4,686명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6년간 수면 패턴 변화를 피츠버그수면질척도(PSQI)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하루 총 수면 시간’이 2년 평균 4.22분씩 감소했으며, 잠드는 시간대는 연간 약 4분씩 느려졌다.
수면 효율(잠든 총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 비율)은 1년마다 0.9%포인트씩 악화됐다. 남성에서 해당 증상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 밖에 ‘주관적 수면의 질’ 항목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의 감소 폭이 컸다.
한편 남성에서만 눈에 띄게 관찰되는 수면 장애 항목은 ‘주간 졸림 악화’ 한 가지로, 건강한 노인의 수면 패턴 노화는 대부분 여성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노인 수면 장애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성별이 주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해 앞으로의 연구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화에 수반된 수면 패턴 변화가 성별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규명했고, 동양인 고령자의 수면을 장기간 추적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ging’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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