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남우주연, 여우조연... '기생충' 이어 파란 예고
재미동포 2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미국배우조합(SAG)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SAG상은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을 예측하는 가장 높은 척도다.
4일 오후 발표된 제27회 SAG상 후보 명단에 따르면 ‘미나리’는 작품상격인 캐스트(앙상블)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스티븐 연)과 여우조연상(윤여정) 후보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해 SAG상 캐스트상을 받으며 오스카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캐스팅상은 출연배우 전체가 받는 상이다. ‘미나리’는 한국에서 미국 아칸소주로 이민 온 한 가족의 사연을 그렸다. 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미나리’ 배우들은 캐스트상에선 ‘다 5 블러드’(감독 스파이크 리),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감독 조지 울프), ‘원 나이트 인 마이애’(감독 리자이나 킹),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감독 애런 소킨) 출연진과 트로피를 놓고 경쟁한다. 스티브 연은 지난해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스먼(마 레이니, 그녀는 블루스), 리즈 아메드(사운드 오브 메탈), 앤서니 홉킨스(더 파더), 게리 올드먼(맹크)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보랏’의 마리아 바칼로바,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헬레나 젠겔과 함께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다툰다.
앞서 ‘미나리’는 전날 제78회 골든글로브상 후보 발표에서 예상 밖으로 외국어영화상에만 지명돼 논란을 낳았다. 일간 뉴욕 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미국에서 촬영되고, 미국 영화사가 제작한 ‘미나리’가 낡은 규정에 따라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지명된 것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골든글로브상을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대사 중 영어가 50%를 넘지 않으면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 미국 언론은 미국에서 20개 상을 받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한 점, 연기 호평을 받은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 후보에서 배제된 점도 지적했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나리’의 SAG상 3개 부문 후보 지명에 대해 “아칸소주 한국 이민 가족을 그린 정 감독의 아름다운 영화에 대한 지명도를 고려하면 그리 놀랍지 않다”고 평가했다. 버라이어티는 “‘미나리’가 캐스트상뿐 아니라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골든글로브상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지명된 것에 대한 손해를 보전했다”고 덧붙였다.
SAG상은 아카데미상 결과를 예측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특히 남녀주연상과 조연상은 아카데미상 결과와 거의 일치한다. 여우조연상만 놓고 보면 지난 10년간 SAG상 여우조연상 수상자 중 9명이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캐스트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상 작품상 트로피를 가져간 경우도 많다. 지난해 ‘1917’이 미국프로듀서조합(PGA)상 작품상과 미국감독조합(DGA)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기세를 올릴 때, ‘기생충’은 SAG상 캐스트상을 받으며 반전을 모색할 수 있었다. 아카데미상을 주최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중 배우 비중이 제일 높다. 회원 15%가 배우다. 오스카와 SAG상 수상자(작)는 회원 투표로 결정된다. SAG상 시상식은 3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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